카모카체 패밀리, 미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신흥 마피아 패밀리이자,
이 잔인하고 커다란 조직에서 새로운 카포(행동대장)로 떠오르는 당신, 아카리 니코는 이제 조직 내에서도 당신을 따르는 무리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잘난 당신의 눈에 거슬리는 딱 한 사람이 있으니.
그와는... 처음부터 맞지 않았던걸까요. 먼저 조직에 몸 담은 것은 시라바네 바쿠이긴 해도 이제는 같은 카포의 지위이니까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가끔 너무 짜증나서 총구를 들이밀고 싶을 충동이 들 만큼요.
언젠가는 저 사람의 숨통을 끊어놓으리라... 다짐도 종종 했었는데.
낡은 호텔 침대 위, 당신의 두 손은 등 뒤로 묶여있습니다.
번지르르한 윤기가 도는 은빛 총구가 당신의 머리를 향해 겨눠져 있습니다. 낯설지 않은 총이네요.
금방이라도 당겨버릴 것 같은 방아쇠 위의 얇은 손가락에 모든 신경이 쏠립니다.
차가운 손이 뺨을 쓸고 내려가면... 입을 열어 당신에게 한마디를 던집니다.
어찌하여 이런 상황까지 왔나, 기억을 되짚어보면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저 사람으로부터 입니다.
아카리 니코:(가만히 묶인 채로 상황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른 적이 있던가? 아무래도…… 신경은 쓰고 있었다지만 나는 별 행동은 취한 적이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 손이 닿는 순간 고운 미간이 찌푸려졌다 언제 그랬냐는 듯 제 위치를 찾았다.) 네? 저, 그…… 아무래도 어떤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바쿠 씨. (곤란한 듯한 얼굴을 해보였다.)
기억의 처음은, 보스의 집무실에 불려간 것으로 시작합니다.
보스의 집무실에 불려간 당신은 가만히 이야기를 듣습니다. 독한 술이 담긴 유리잔을 턱, 내려놓은 보스는 진지하게 말을 이어갑니다.
보스: 시라바네 바쿠, 그가 모든 일을 망쳤어. 내 명령에서 이탈하고 우리 패밀리들을 죽였지. 그는 우리의 숭고한 슈율을 어기고 조직을 배반한 폭주하는 들개야.
숭고한 규율. 패밀리에 들어올 때 들었던 그 규율.
당신이 새로이 카포가 되었을 때 측근들만이 모여 맹세한
그를, 시라바네 바쿠를 처음 본 것 또한 그 자리였습니다.
어두운 방 안에서 흔들리는 촛불에 의지한 채 손에 피를 내어 나눈, 우리의 맹약.
보스는 붉은 피가 담긴 잔을 들고 당신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보스: ... 이로써 아카리 니코는 우리의 새 일원이 되어 형제가 되고 가족이 된다. 형제와 가족을 배반하는 이에게는 죽음을.
승낙하는가?
아카리 니코:예, 뭐……. (잠깐 주변의 눈치를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못 할 것도 없지, 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았다.)
그렇다는 말을 읊어 새로운 사회의 조직원이 되기로 했죠.
마지막으로 '배신자는 죽음 뿐' 이라는 낙인을 나타내는 입맞춤의 의식이 남았습니다.
모두가 입술 끝 오른쪽 뺨에 가깝게, 가벼이 키스하며 짧은 귓속말로 축하인사를 건네줍니다.
그렇게 시라바네 바쿠의 차례가 되어 그의 앞에 서면,
정확하게 당신의 입술 위로 입을 맞추고 속삭입니다.
시라바네 바쿠:가족이 된 걸 환영해요, 니코.
아카리 니코:(에? 하마터면 입밖으로 튀어나올 뻔 한 감탄사였다. 잔뜩 당황한 눈썹이나, 아직 신입인 탓에 표정을 관리하지 못하는 거나. 전부 웃길 터였다. 금방 얼굴을 지워내곤 주변의 눈치나 봤다. 별로, 그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다행인…… 가? 조용히 한숨을 뱉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 음. 네. 잘 부탁드립니다……?
기억 속의 그가 뒤로 물러나며 웃습니다. 여전히, 그 웃음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요.
보스의 말에 잠깐 그날을 떠올리면 어쩐지 입술 끝이 화끈거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분명 그날 방 안의 촛불이 유독 뜨거웠던 탓일거에요.
아무튼, 기억을 회상하는 사이 보스는 말합니다.
보스의 말을 듣자 하니, 시라바네 바쿠는 보스에게서 받은 임무 중 우리 사람들을 죽이고 보스의 중요한 거래 금품을 훔쳐 달아난 듯 합니다.
그걸 가장 잘 알고 있을 그가, 도망쳤다니요.
아카리 니코:제가…… 제가요? (영 이상한 말을 들은 듯한 반응이었다. 아니, 생각해보면 보스가 하면 될 걸 왜……. 판판한 낯에 그저 입을 꾹 다물곤 고개나 끄덕였다. 하라는 대로 하면 편하지만, 이유는 알고 나면 힘들어지는 법이라고 인생을 살며 배운 탓이었다.)
보스: 그래도 자네가 좀 친했지 않나. 거... 동향이고 하니, (대충 알아들으라는 듯 손을 휘젓는다. 다시 잔에 술을 가득 채워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이어 말했다.) 그 자식 속셈이야 뻔하지. 우릴 배신하고 다른 쪽에 붙으려는거야. 그럴 작정으로 그 물건을 들고 튄 거고. ... 그러니, 자네는 그 놈을 처리하고 물건을 되찾아오면 되네. 아카리, 니코. 자네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거라 믿네만.
이 일이 끝나면 포상은 제대로 하지. 진급을 포함해서 말이야.
아카리 니코:예, 뭐…… 틀린 말은 아닌데요. (영 끌리지 않는 제안에 사족을 붙이는 건 버릇이었다. 동향이고 하면 나를 더 믿을 수 없는 게 아닌가? 생각하다 또 뭐, 보스가 알아서 했겠지 싶어서 눈이나 깜빡였다. 진급에 그렇게 목을 메는 편은 아니었다지만 알아서 포상도 주고 진급도 해준다고 하니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렇게 순순히라니. 조금 미심쩍긴 했다.) 제대로 해오기만 하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이미 술에 취한 보스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총 한 자루와 서신 하나를 꺼내 내밉니다.
보스: 처리하고 난 다음에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거래장소로 가면 사람이 기다릴걸세. 거기서 서신을 전해주고 나에게 보고하면 되네.
아카리 니코:아아…… 예. (그런 것 정도는 어려울 것도 없으니 대충 대답하곤 손을 휘적댔다. 잡히는 건 총 한 자루와 서신 하나였다. 별 것도 안 주시고 내가 그렇게 인건비가 싼 줄 아나……. 겨우 총 한 자루로……. 좀 꿍얼대고 싶은 기분이었다.)
보스: 아, 그 전에 자네가 만날 사람이 있어. 아레트 바 3번 테이블. 거기로 먼저 가게.
(가보라는 듯 훠이훠이 손 흔듭니다)
아카리 니코:(예에……. 끊길 듯 귀찮아보이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빨리 사장실에서 나가고 싶다……. 아무래도 사장실이라는 거, 약간 학창시절의 교장실 같은 느낌이라…….)
조직의 손에 닿아있는 바는 일반인과 조직원들이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늦은 밤이 되어서야 운영을 시작해 은은한 조명이 깔려있네요
웨이터로 보이는 사람이 자리를 안내해 따라가보면 이미 3번 테이블에는 누군가가 와 앉아있습니다.
아카리 니코:(바는 맨날천날 어두운 게, 퍽 마음에 들었다. 언제 와도 항상 같은 기분이 들어서인가…… 실없는 생각이나 하며 테이블로 향했다.)
어딘가 모르게 음울해 보이는 분위기를 띠는 남자입니다. 40대 쯤이나 될까요. 눈은 움푹 들어가있고 짧게 깎은 머리와 턱수염이 눈에 띕니다.
그는 불안하게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탁탁탁 치던 중 당신을 발견하고 알아본 듯 앉으라 권합니다.
안토니오: 아, 왔군. 그쪽 보스에게서 당신 이야기는 많이 들었소. 젊고 능력있는 카포라던데.
아카리 니코:어, 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말을 늘어트리며 손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처음 보는 사람……. 약간 낯을 가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 말은 조금 부끄럽지만요. (하하. 짧은 인조적 웃음이 따라 붙었다.)
안토니오: 허허... (손을 맞잡아 가볍게 악수하고 놓았다.) 거 너무 과소평가 할 필요는 없어. 자네 능력이 있으니 이 일을 맡긴 거겠지.
아카리 니코:그도 그렇겠지만요, 전 그냥 하라는 말에 하는 거 뿐이고요……. (약간은 겸손해보이는 말이었다. 의도했던 건 아니지만…….) 그래서, 이름이……?
안토니오: 아, 이름을 말하지 않았군. 안토니오라고 하네. 보스와는 몇 번 사적으로 거래한 적이 있을 뿐이고. 이번 일도 아마... 그, 시라바네... 바쿠라고 했나? 그가 훔친 물건이 내가 준 것이었지. 덕에 또 여기까지... (한숨...) 나와야했지만.
아카리 니코:(에……. 대충 머리나 긁적였다.) 대체 무슨 물건이길래 그렇게까지 노발대발하는 거예요? 그걸 가지고 남한테까지 붙을 수 있는 종류라…… 별로 안 떠오르는데. 하여튼…… 그래서 이제부터 뭘 하면 되죠, 안토니오 씨를 위해 저는?
안토니오: 아, 그를 처리하고 가져간 물건을 회수해오면 되네. 그 물건은 금으로 된...
갑자기 커다란 굉음이 울리더니 가게 전체가 흔들립니다.
사람들의 비명과 함께 총소리가 이어 들려옵니다.
아카리 니코:(에?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네. 어쩐지 아침부터 꿈자리가 사납더니…….) 조심하세요? (흘깃, 안토니오 쪽을 바라보고 일단 뒤에 숨…… 기려고 노력은 해봤다.)
누군가가 크게 소리칩니다. 기습? 이런 술집에 기습이라니.
적대 세력의 농간질일까요. 창문의 유리가 다 깨져 바닥에 부스러지고 총알들이 공중을 사방팔방 날아다니며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져 가는 그 때,
아카리 니코:(기습은 무슨 얼어죽을 기습……. 생각하며 주위로 눈을 돌렸다. 총소리가 들렸으면 응당 총을 쏘는 사람이 있었을텐데…….)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시라바네 바쿠입니다. 하얀 머리카락을 흐트린 채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고 있습니다.
그저, 움직이는 것들이라면 전부 쏘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어째서, 그가 이곳에 있죠.
그 사이로 갑자기 쏟아진 총알들을 미처 피하지 못한 안토니오가 가슴께를 붙잡고 피를 토해냅니다. 그의 몸이 당신의 옆에서 천천히 쓰러져갑니다.
아카리 니코:(잠깐 시선이 팔린 사이에, 뒤에 숨겨놓은 사람이 굳이굳이 앞으로 나올 줄은……. 보스도 이해를 해줘야 할텐데 말이야, 같은 생각이나 했다. 솔직히 이런 급한 사상자는 꽤나 귀찮기 마련이었기 때문에……. 쓰러져가는 안토니오의 몸을 지탱했다.) 괜찮아요? (괜찮겠냐마는.)
안토니오: ... 당신에게... 줄, 것이... 있소. (초점이 흐려져가는 눈과 떨리는 손으로 품에 두었던 작은 보석함을 꺼내 손에 쥐여준다.) 거... 당신의, 보스가... 당신에게 주라... 부탁, 한 물건이오.
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당신의 손 안에 작은 보석함을 남겨둔 채로 말이에요.
아카리 니코:(보석……? 이런 취향도 있었나, 보스가. 차게 식어가는 몸을 가만, 바라보다 의자 몇개를 덧대 눕혀줬다. 바닥에 버리고 가기엔 조금 양심이 찔리는 터였다. 보석함이라……. 난리통이긴 하지만, 뭔지 확인은 해둬야 마음이 편할 모양이라 보석함을 슬쩍 열어봤다.)
(어우 기분 나빠…… 남들도 기분 나쁨을 느껴보라는 느낌으로 손에 끼워뒀다. 일단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아무래도... 보스가 준 물건이니 이 난리통에서는 끼고 있는게 좋겠죠.
아카리 니코:(누가 시비 걸면 반지나 눈앞에 들이밀어야지……)
반지에 정신이 팔려있었던 탓일까요. 어느새 총성이 멈추고 규칙적인 발소리가 당신을 향해 가까워져옵니다.
아카리 니코:저를 찾아요……? 오늘은 보스도 그렇고 바쿠 씨도 그렇고 돌아가신 안토니오 씨도 그렇고 사람들이 전부 저를 찾는가보네요. (정말…… 순수한 말투였다. 이래서 인기 많은 마피아는 힘들다니까, 정도의 제스처를 취했다.)
시라바네 바쿠:... (말을 들어줄 시간은 없는데. 고개를 기울이더니 그대로 총을 잡은 손을 들어, 뒷목을 내려쳤다.) 조금만 자고 있어. 금방 깨워줄테니까요.
(풀썩)
그렇게... 느닷없는 공격에 그대로 기절했었죠.
끈적이는 피 냄새와 코를 아릿하게 맴도는 탄약 냄새가 뒤섞여 정신을 괴롭힙니다.
간신히 눈을 떠 주위를 둘러봐도, 암막 커튼이라도 친 건지 어두울 뿐입니다.
몸을 일으키려 해봐도 손은 뒤로 단단히 묶여있고,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죠.
시라바네 바쿠:소용없어요. 가만히 누워있는게 피차 좋을텐데,
그의 목소리를 따라가면, 시라바네 바쿠가 손이 묶여 침대에 눕혀진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암막커튼 사이로 음산하게 드리우는 볕이, 그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카리 니코:
SAN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아뇨…… 저 그냥…… 반항 같은 거 잘 안 해요. 좀 어두워서……. (중얼중얼, 들리는 말에 대꾸를 해주는 것 또한 버릇이었다.)
무서웠던가요. 그냥, 착각인 것 같습니다. 스며든 볕의 사이에서 여전히 아름다운 웃음을 지어보인 그는 총구를 들이민 채로 손을 뻗어 당신의 뺨을 부드럽게 쓰다듬습니다.
시라바네 바쿠:자, 살고 싶다면 당신의 이름을 말해봐요.
아카리 니코:(총이라…… 잘못 대답하면 이대로 죽는 거겠지, 싶어서 눈을 깜빡이기나 했다. 그래도 퍽 쉬운 질문이라 다행인가.) 아카리 니코입니다. 싱글벙글 할 때의 니코고요……, 에. 그보다 바쿠 씨 제 이름을 잊으신 거예요? (위기 의식이 짙어질 수록 말이 많아지는 게, 안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시라바네 바쿠:니코... 아카리, 니코. (몇 번 입 안에서 중얼거리더니 총을 물리고 뒤돌아 주위를 살핀다.)
아카리 니코: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라바네 바쿠:
정신
기준치: |
30/15/6 |
굴림: |
2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계속해 주위를 살핀다. 제 손으로 테이프를 붙여둔 창 밖이라던가, 조금 더 걸어 같은 모습의 문으로 향해 외시경으로 밖을 살피고서 돌아와 가구와 구석들을 살피다가, 한참을 뒤져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나서야 침대 다리맡에 앉았다.) 머리는 괜찮나요, 니코?
아카리 니코:조금 아픈데요, 뭐 못 참을만한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게다가 아직 죽은 것도 아니고. (대답해주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냥 평범한 방인가……? 어두워서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여전히 했다. 왜 날 모르는 것 같은 반응이었지, 아까는. 의문이 피어올랐지만 차차 물어볼 수 있을 테니 잠깐 입을 다물었다.)
시라바네 바쿠:죽일 생각까진 없었는데... 오히려 전 니코를 구하려고 했는걸요. (깜빡,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떠서 손 안에 그러쥔 총을 바라봤다. 맞아, 그랬지. 괴물들 사이에 있을 너를 찾아 얼마나 돌아다녔는데.) 방은 조금 누추하긴 하지만, 눈을 피해 데려올 수 있는 호텔이 몇 없었어요. 이해해줬으면 좋겠네.
아카리 니코:제 이름을 기억도 못 하셨으면서……. 그래도 구하려고 해주셨다니 감사해요. 도대체 무슨 일인지 물어도 괜찮을까요? 그러니까, 저보다는…… 바쿠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 지요. 물어볼 게 꽤 있네요. 아, 게다가 절 묶어놓을 필요가 있었을 지도요.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정리해가며 물었다. 이런 어두운 곳에서도 빛나는 머리카락, 눈, 그러니까 당신이라는 사람. 신기하기도 했다.)
시라바네 바쿠:무슨 일이 있었다니... 난 지금 특별임무 중인 걸요? 보스가 명령한...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본 채 무슨 말을 하느냐는 듯 한쪽 눈가를 찌푸렸다. 묶어놓은거야...) 그렇게 안 해두면 도망갈거잖아. 밖은 위험하니까... 니코는, 여기 있는게 안전해요.
아카리 니코:특별 임무요? 보스가 저희한테 다른 임무를 주신 건가……? 잘 모르겠어요.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제가 받은 임무는…… (잠깐 입을 다물고 있다가, 결심한 듯 당신을 똑바로 바라봤다.) 당신을 처리하는 거였어요. 바쿠 씨가 받은 임무는 뭐죠? (이건 확실하게 해둬야 할 필요가 있었다.) 뭐, 바깥으로 안 나간다고 약속할게요. 거짓말 같은 거 안 해요.
시라바네 바쿠:날 처리하라니... 설마, 그럴 리 없어요. 난 내 가족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는걸. (그럴 리 없는데, 그럴 리 없어. 몇 번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생각의 정리를 끝내고 일어나 침대 주위를 느리게 빙 돌아 반대편의 머리맡의 벽에 기대어 섰다.) 특별 임무라니까. 말해줄 수 없어요.
아카리 니코:그건 저도 마찬가지지만…… 오늘 아침 들은 임무랑 바쿠 씨의 이야기가 너무 다르니까요. 아무리 특별 임무라도 제가 연관된 거라면 얘기를 해주셔도…… (말을 하다 잠깐, 입을 다물었다. 음. 이미 한 번 얘기를 안 해주신다고 했으니까.) 하여튼. 그러면 다른 걸 물어볼게요. 제가 왜 위험하다고 판단하셨나요?
시라바네 바쿠:...... (팔을 뻗어 옆의 커튼을 살짝 걷어내 밖을 보았다가, 다시 빛이 들지 않도록 덮었다. 임무는... 특별 임무는, 다른 누구에게 발설할 수 없는 것. 아무리 그것을 묻는게 저 이라고 해도, 안되는 것은 안되는 거야. 고개를 돌린 채 입술을 짓씹다 시선만을 침대 위로 향했다. 왜 위험하다고 판단했을까. 왜냐니, 당연하지.) ... 모두가 배신자고, 위험해요. 모두... 괴물이야. 괴물들이 내 가족들인 양 겉가죽을 뒤집어쓰고 있어. 그들 모두를 죽여야, 그래야 안전해져요.
아카리 니코:(음……?) 모두가 배신자고, 모두가 위험하다고요? 저는 제외하고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이정도의 정보로는 대체 무슨 일인지모르겠는데.) 어떤 괴물들이고, 어디부터 어디까지 죽여야 하나요? 그냥…… 전부요?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전부?
시라바네 바쿠:니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당신은, 괜찮은 것 같아. 손을 뻗어 머리를 쓰다듬으려다, 내가 왜? 허공에서 멈췄다. 왜, 내가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더라. 뻗은 손과 그에 반쯤 가린 사람을 바라보며 답했다.) ... 전부, 모두를 죽여야해요. 그래야지 내 가족들이, ... 당신이 안전할 수 있어.
아카리 니코:어쩌다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되셨어요? 뭔가…… 음. 특별 임무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든가……. 저, 제가 들은 임무로는 바쿠 씨가 배신자라고 하셨거든요. 보스가. 이건 어떻게 된 일이죠? 배신에 배신…… (그러니까 엎친데 덮친 격…… 뭐 그런 건가. 가만, 생각을 해보다 눈을 깜빡이기나 했다.) 뭐 그런 건가요? 바쿠 씨. 뭔가 불안해보여요.
시라바네 바쿠:배신자라니... 말했잖아요. 난, 저는... 보스가 준 물건으로, 보스가 시킨 임무를 하러 다녔는걸. 분명, 그랬는데... (따라 눈을 깜빡였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동자가 흔들리고, 멈췄던 손은 더 뻗지도, 거두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머물러있었다.)
아카리 니코:보스가 줬던 물건이요? 그게 뭔데 그러시죠? 혹시…… 보석 같은 거였나요? 바쿠 씨. 진정하시고 제 얘기에만 집중해주세요. 혼란스러운 거 다 괜찮으니까…… (안심을 시키기 위해서인지, 말이 자동적으로 흘러나오기나 했다. 정말로 불안해보이는 모습에, 어찌할 줄을 모르고 방황하는 주어가 자꾸만 내려앉았다. 바쿠 씨, 저기, 바쿠…….)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불안해보이는 그를 살피던 중, 허공에 멈춘 손에 끼워진 금색 반지를 발견합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낀 것과 비슷한 디자인의 반지인 것 같아요.
시라바네 바쿠:... (진정하라니, 집중해달라니. 안돼, 그럴 수는 없어요. 나는 해야할 일이 있고, ...) 나가봐야겠어요. ... 금방, 돌아올게. 잠깐 자고 있기라도 해요.
겨우 든 햇빛 사이에서 흐릿한 존재감이 한참 당신을 바라보더니,
그렇게 먼지처럼 흩어져 문틈 사이로 흘러 사라집니다.
아카리 니코:
SAN Roll
기준치: |
70/35/14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에……?!)
(뒤적뒤적…… 묶인 걸 한 번 풀기 위해 시도해봅니다……)
어쨌든, 그가 없으니 탈출을 시도해볼 기회인 것 같네요!
아카리 니코:
근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힘을 주니 손을 묶어두었던 밧줄이 아주... 산산조각 났네요.
아무튼, 손이 자유로워졌으니 방을 둘러봐야겠죠.
아카리 니코:o O ( 바쿠 씨가 없으니까 이제 연기하지 않아도 되겠지! )
(힘있는 강아지)
(방안을 밝힐 수 있는 게 뭐 있나 한 번 찾아볼 수 있을까요?)
어두운 방 안에서 그나마 들어온 빛으로 형광등의 스위치를 찾아 켭니다.
어둠에 가려, 그보다는 그에게 정신이 팔려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방은...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낡아빠진 [침대]와 그 옆에 놓인 작은 [테이블], 방금까지 그가 기대어있던 벽 옆,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 암막커튼까지 쳐진 [창문], 닫혀있는 [화장실]과 [현관문]까지. 그 모든게 눈에 훤히 들어옵니다.
아카리 니코:(일단 누워 있던 침대를 뒤집어 엎었다. 이불 안이나, 베개나, 혹시 모르니 침대 밑까지도…… 아무래도 바쿠 씨의 상태가 안 좋았으니, 여기서 뭔가 단서를 얻어야만 했다.) 뭔가 없으려나…….
당신이 누워있던, 사용감이 있는 침대입니다. 바쿠도 여기서 지댔던걸까요.
아카리 니코: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침대 옆 작은 상자를 찾아냅니다. 애초에 뚜껑이 덮여있지도 않은 상자에 당신의 물건들이 들어있네요.
들고다니던 휴대폰은 완전히 박살났고... 지갑과 보스가 준 총, [서신]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리고... 반지가 담겨있던 [보석함]도 있네요. 다행히도, 그는 당신이 낀 반지를 눈치채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아카리 니코:일단……. (아까 못 읽어봤던 서신을 먼저 열어보기로 했다. 무슨 내용이길래 누군가에게 전해보라고 한 거지? 조금 전에 읽어 볼 걸.)
보스가 임무를 끝내고 전달하라고 한 서신입니다. 거래에 관한 내용이 담긴 것일까요? 어차피 딱 붙어있는 것도 아닌데, 열어봅니다.
아카리 니코:(이게 뭐야…… 암호든 아니든 일단 지금 생각할 건 아니었으므로 넣어두고, 달라진 게 없는지 보석함을 확인했다.)
반지가 들어있던 보석함입니다. 요리조리 둘러보면 받침대가 떨어지고 종이가 하나 떨어지네요.
아카리 니코:(침대 옆을 둘러보다, 테이블에 손을 댔다. 뭔가 더 중요한 게 있으려나?)
무언가 불태우고 남은 재와 잔해들이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날카로운 것들로 '거짓', '가짜' 등등의, 그런 단어들을 몇 번이고 그어놓은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면, 테이블 뿐만이 아니에요. 낡고 촌스러운 벽지들도 여기저기 뜯겨서, 마치 무언가를 난도질해둔 것 처럼...
아카리 니코:
SAN Roll
기준치: |
69/34/13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세상에…… 이거 다 바쿠 씨가 한 거겠지? 이 사람 괜찮은가……?)
아카리 니코:(그럼 다음에는, 화장실을 들어가보기로 했다. 음. 뭔가 큰일이 있다면 화장실에 핏자국이라도 있을 지 모르니까.)\
화장실 문을 열자마자 누덕누덕한 역한 냄새들이 훅 끼쳐옵니다.
이건... 락스와 피 냄새가 섞인, 불쾌한 냄새네요.
[세면대]와 커튼이 쳐져 있는 [욕조] 정도가 눈에 띕니다.
아카리 니코:(이럴 줄 알았지…… 세면대부터 확인해봤다.)
거울이 산산조각나 세면대 위로 조각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그와 같이... 각종 알약들이 병에서 나와 사방팔방에 흩어져 있네요. 병을 확인하면 두통약, 안정제, 뭐 그런 것들입니다.
아카리 니코:(많이 안 좋았나보네……. 주위를 둘러보다 욕조로 향했다. 뭐, 시체라도 있는 건 아니겠지.)
욕조에 쳐진 커튼 아래로 수도꼭지를 잠가두지 않기라도 한 것인지 물이 잔뜩 흘러나옵니다. 그것도 붉은 빛을 띄는 것이, 영 꺼림직합니다. 걷어봤자 좋은 꼴을 보진 못 할 것 같네요.
아카리 니코:(별로다……. 다른 데나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볼만한 게…… 창문이나 한 번 보러 가야겠다.)
창문틀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여놓고 암막커튼까지 쳐놓은 덕에 창문에서는 빛이 잘 들지 않습니다. 커튼을 걷어 밖을 살펴봐도 보이는 건 아무도 없는 공터 뿐, 그 외의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는데...
바쿠가 그렇게 경계할 정도면 진짜 괴물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아카리 니코:(괴물이 있든 아니든, 상태가 안 좋아보였으니까. 바쿠 씨의 상태가 괜찮아질만큼 안정을 취하게 한 뒤에 다시 물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이 망할 보석들 때문인 것 같았으니까. 남은 현관문을 미심쩍게 바라봤다. 잠겨 있겠지?)
안쪽에서도 바깥쪽에서도 열 수 없도록 현관문의 손잡이는 완전히 봉쇄되어있습니다. 손잡이 뿐만이 아니라 테이프까지 덕지덕지 붙여져있어 나가려고 해도 나갈 수 없겠네요.
외시경으로 밖을 보아봤자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호텔인 것 같아요.
아카리 니코:(흠…… 어떻게 해야 하지, 이제. 반지를 손으로 매만지며 침대 위에 걸터앉았다. 아, 폭신하다. 바쿠 씨가 올 때까지 잠이나 잘까.)
침대에 걸터앉아 그를 기다리자면, 때마침 바쿠가 돌아옵니다. 나갔던 것 처럼, 문 틈새에서 들어온 먼지 한 무리가 뭉쳐, 살아 움직이는 그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아카리 니코:어, 왔어요? (모른 척 침대에 누웠다……)
시라바네 바쿠:왜... 풀려나있죠? 내가 풀어줬던가... 맞아, 그랬지.
또 다시 비릿한 피냄새와 아릿한 탄약 냄새가 코를 자극하면 한층 무감각한 표정으로 그가 시체를 끌고와 바닥에 던져둡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잘만 이용하면, 이곳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시체를 구석으로 밀어둔 그가 당신의 곁으로 다가옵니다.
시라바네 바쿠:... 많이, 기다리게 한 것 같지는 않은데...
아카리 니코:예……, 뭐. 많이는 안 기다렸어요. 그나저나 또 괴물들을 죽이고 오신 거예요? (걱정된다는 듯한 얼굴로 네 팔 어귀를 잡았다.) 괜찮아요? 다치진 않았고요?
시라바네 바쿠:... 그렇죠. 그... 랬지. (네 근처에 바로 서려다 짧게 휘청인다. 그리고 팔을 잡혀서, 아, 짧은 탄식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묘한,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만 깜빡이더니 입을 열어 작은 목소리를 내었다.) ... 손, 떼요. 떼주세요.
아카리 니코:왜요?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닿으면 안 되는……거예요? (안 그래도 처진 눈썹을 더 아래로 내리며 너를 바라봤다. 뭐가 문제인 지 알아야 했으니, 일단은. 한 번 더 놓아달라고 얘기하면 즉시 놓아줄 생각이었다.)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10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시라바네 바쿠:
정신
기준치: |
30/15/6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가 묻을텐데... (좋으면 그렇게 있던가... 중얼거리다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사소한 것으로 실랑이 할 기운도 없었다. 기억은 조각나서 이어붙질 않고, 기분은 나쁜데 원인은 모르겠고, 피곤하고, 피곤했다. 가만히 침대에 앉은 사람을 내려다보며 눈을 깜빡이다가, 결국 감았다. 저 노란 눈과 마주할 때 마다 묘한 기시감이 다가와서, 불쾌했던가. 그건, 아닌데. 제대로 가누어지지 않는 몸은 침대 위로 쓰러졌다. 왜,) 나는... 누구였죠.
아카리 니코:시라바네 바쿠. 앞에 있는 사람은 아카리 니코예요. 이거 하나 정도는 물어도 괜찮나요? 잘 모르겠다면 제가 마음대로 손을 대버릴 지도 몰라요. 이왕이면 동의 없이 몸수색을 하고 싶진 않아서……. (잠깐 너를 내려다보더니, 눈을 깜빡였다.) 혹시 반지 같은 거 받으셨나요? 아니면, 하여튼. 착용하는 종류의 악세사리?
시라바네 바쿠:니코, 니코... 니코는 알아요. (눈을 감은 채 침대에 누운 그대로 느리게 답했다. 시라바네, 바쿠...) 몸은 상관 없는데... 반지... 여기, 손에... (겨우 손 한 손을 들어 휘적였다. 반지, 내가 반지를 끼고 있었나. 그러다 다시 손을 침대 위로 떨어트렸다. 숨 쉬기가 불편해. 팔에 힘을 줘 몸을 뒤집으려다 포기했다. 이불에 얼굴을 묻은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틀어 말을 걸었다.) ... 조금 더, 이야기 해봐. 난 어떤, 사람이었죠.
아카리 니코:시라바네 바쿠, 저랑 같은 마피아 패밀리의 카포였어요. 게다가 동향이고요. 저를 지키기 위해 여기로 데리고 오셨다고 했어요. 바쿠 씨, 바쿠 씨가 기억하는 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죠? 어째서…… (눈을 깜빡이다 네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빗었다.) 당신이 아닌 저를 기억하는 거죠?
시라바네 바쿠:그러니까... (눈을 떴다가 다시 감았다. 눈을 감고 있으면 저 손이 머리를 빗는 감각이 크게 느껴지고, 그렇다고 눈을 뜨고 있자니 세상이 녹아서 흔들렸다. 차라리, 감고 있자.) 내가 기억하는 건... 보스가 반지를 줬고, 이걸 끼고 있으면 암살하기 편하대서... 보스가 죽이라고 한 사람들을 죽였고... 죽였는데, 죽였는데, 괴물들이 날 바라봐서, 그것도 죽였고... 그러다 당신이 생각나서, 혼자 괴물들 사이에 있으면 안 되니까, 데려... 왔던가. 그랬... 나...
아카리 니코: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3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라바네 바쿠:
정신
기준치: |
30/15/6 |
굴림: |
99 |
판정결과: |
대실패 |
아카리 니코:그러면…… 일단 바깥에서 뭔가 찾아보는 건 안 되나요? 저도 괴물들을 죽일 수 있는 능력 정도는 되고, 정 불안하시면 바쿠 씨도 같이 가셔도 괜찮아요. 어때요? (눈을 깜빡이며 네게 물었다. 역시, 그런 거구나…… 싶기도 했다. 흠. 나도 이제 점점 저렇게 되는 건가. 티 안나게 손에 끼워진 반지를 내려다보며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지금은 괜찮으니까, 뭐.)
시라바네 바쿠:그건 싫은데... (천천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앉았다. 눈을 천천히 떴다 감기를 반복하더니 결국 완전히 뜨지 못한 채 네 어깨에 머리를 떨어트렸다.) ... 나가지 말아요. 날 두고 가지 말아요. 같이 있어. 부탁이니까... 조금 더 말해볼래요. 내가 뭘 좋아했고, 어떤... 행동들을 했나요.
아카리 니코:그래…… 뭐부터 얘기해드릴까요? 일단, 좋아했던 건…… (생각해보니 네가 나를 많이 챙겨줬던 건 사실이라…… 뭐부터 얘기를 해줘야 할 지가 불분명했다.) 음. 제 볼 잡아 당기기 정도를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게요, 생각보다 그런 얘기를 많이 안 했었죠, 저희. 행동은…… 항상 뭔가, 이렇게 얘기해도 되나 싶지만…… 항상 조금 느긋하다고 할까…… 같이 있으면 가끔가끔 졸기도 하셨고.
시라바네 바쿠:(그랬던가, 좋아했던가... 어깨에 느릿하게 눈가를 비비다 고개를 틀어 가까이에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시야에 다른 것이 없으니 그나마 덜 어지러운 것 같아서, 그대로 눈만 느리게 깜빡였다.) 내가, 당신을 좋아했나요. 그랬던가... 그랬나보네. 좋아했어, 니코. (표정 없이, 그저 희미하기만 할 뿐인 얼굴로 무심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다, 생각한다. 나는 널 좋아했다. 그렇다면, 너는 어땠지. 내 감정은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었던가. 근육을 움직여 몸을 바로 세웠다. 뿌연 연기로 가득 찬 것만 같은 눈으로 금빛을 앞에 두었다. 가깝지만, 숨결 하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희미한 말을 읊었다.) 묻죠. 너에게 난, 무엇인가요.
아카리 니코:(눈을 깜빡였다. 저렇게 무드 없게…… 좋아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어디있다는 말이지? 당황이 잔뜩 낀 눈이 깜빡, 깜빡. 두어 번을 더 움직이고 나서야 얼굴이 붉어지기나 했다.) ……이렇게 무드 없는……. (잠깐 입술을 달싹이다 나오는 말이라곤 그런 것 뿐이라. 눈썹이 조금 더 팔자가 됐다.) 그런 말은 지금 들으면, 조금 억울하다고 할까……. 이게 취중 고백이랑 다를 게 뭐예요. (답지 않게 유들한 말투보단 칭얼대는 말투가 나왔다. 잠깐 고민을 해봤다. 해가 질 무렵, 평화롭고 익숙했던 시간들과 함께 오로지 당신만이 나의 신경이었을 모든 것들을.) 어쩌면 이유가 이거였을 지도……. (잠깐 답지 않게 혼잣말을 했다. 입을 꾹, 다물고는 너와 올곧게 눈을 마주했다. 지금 얘기했다고 설마 정신 차리고서 못 기억하는 건 아니겠지.) 저도, 뭐. 나쁘지 않아요. 저도 좋아한다는 말이에요. 알아 듣죠?
시라바네 바쿠:... (알아들었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느긋하게 행동했고... ... 니코 앞에서 졸기도 했고, 볼 잡아당기기를 좋아했고, 니코를 좋아하고... 니코도, 날 좋아하고... (말이 끊길 때 마다 눈을 깜빡였다. 문장에 엔터를 치듯, 아니면 온점을 찍듯이. 말을 멈추고 몇 번을 더 깜빡이더니 돌연 침대에서 내려와 비틀거리다가 바로 섰다. 핏기 하나 없었던 얼굴에 옅게 열이 올라 웃지도 찡그리지도 못한 묘한 얼굴로 눈만 깜빡이며 당신을 바라보다, 뒤돌았다.) ... 씻고 와야겠어. 씻고 올게요.
그러게요. 잠깐 있으니 물에 한참 넣어뒀던 시체를 질질 끌어다 아까 들고온 시체 옆에 두고... 빠르게 화장실로 돌아가버립니다.
아카리 니코:에. (대답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화장실로 들어간 걸 보다보니, 문득 떠오르는 건 시체에 관한 거였다. 뭐 어련히 알아서 잘 바깥에 내놓기야 했다만……. 올 때까지 시간도 남는데 시체나 한 번 볼까. 시간을 떼우는 건 나름 잘 하는 편이었다.)
아무래도, 그렇죠. 아무렇게나 던져둔 시체들이 눈에 띕니다.
하나는 쌩판 모르는 사람이고... 욕조에 있던 사람은...
아카리 니코: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옷... 아레트 바에서 만났던 사람같네요. 이름이, 안토니오랬던가.
아카리 니코:아아. 안토니오……. (불쌍도 하지, 라고 생각했다. 생각만 했다. 사실 별로 불쌍하지도 않았다. 이런 거 하나하나 불쌍해하면 조직원 일 못한댔다.)
분명 그 때 총에 맞아 죽었을텐데, 총상 외에도 자잘한 상처가 눈에 띕니다. 시체에 칼질까지 하다니... 어디로 보나 필요 이상이에요.
아카리 니코:(뒤적뒤적…… 일단 안토니오를 뒤져봤다. 뭐가 더 나오려나?)
안토니오의 자켓 안에서 물에 젖은 편지를 발견합니다. 약간 번지긴 했지만 알아보기 어려운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누구에게 보내는 편지였던 것일까요? 전해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카리 니코:불쌍하게도……. (진심으로 편지에게 애도를 표했다. 아마도 일이 끝나고 보스에게 보내려는 편지인가. 뭔가 이게 다 의도가 있어서…… 뭐 그런 건가. 하여튼 윗대가리들은 다 알아서 생각이 있으시겠지. 이제 남은 시체를 들여다봤다. 뭐가 있으려나……~)
행운
기준치: |
60/30/12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2 |
판정결과: |
실패 |
(뭔가 중요해보이진 않는데…… 손대기 별로다, 싶었지만…… 뭐라도 더 얻을 게 있을 것만 같았다. 손가락을 펴서 쿡, 찔렀다가는 여기저기 뒤적댔다.)
하기 싫지만... 그래도 뭐 어쩌겠어요. 시체에서 지갑을 찾아냅니다.
지갑 안에서 서신과 같은 재질의 종이를 발견합니다. 다행히도 찢어지거나 피가 묻지는 않은 것 같네요.
아카리 니코:지갑이 재질이 좋네…… 나도 나중에 이 지갑이나 살까. (중얼대며 눈을 깜빡였다. 이게 무슨 소리람…….)
아카리 니코: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아카리 니코:o O ( 수학은 잼병인데…… )
서신과 같은 재질이었으니 둘이 관계라도 있는걸까요
아카리 니코:
지능
기준치: |
65/32/13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아카리 니코:o O ( 아 씻으러 간 바쿠 씨 언제 나오지…… )
행운
기준치: |
60/30/12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카리 니코:(수첩과 볼펜을 꺼내서! 동그라미 표시를 했다!))
(니코 쨩 천재구만~ 역시이~)
(으쓱~)
쪽지를 한참 구기고 있던 와중, 드디어 바쿠가 화장실에서 나옵니다.
그래도... 방금 전 보다는 말끔해졌네요! 물은 뚝뚝 떨어지지만...
아카리 니코:o O ( 앗 바쿠 씨의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샤워 가운 모습 럭키~ 머리 말려주고 싶다~ )
바쿠가 종종 다가와서 손에 턱 하고 수건을 얹어줍니다. 말려달라는 것 같아요.
아카리 니코:네에, 네. o O ( 귀여워~ )
아카리 니코:(수건을 머리 위에 얹고는 살살 머리를 말려줬다! 바쿠 씨 귀여워~ 촉촉해~)
시라바네 바쿠:(고롱고롱...) 저거에... 뭔가 시키는 걸 봤어요. 니코 이름이 나오길래, 죽였는데... (골골)
도대체 왜? 무슨 이유로 당신을 죽이려고 한 걸까요
모든 걸 알아차렸나요. 이게 전부가 아닐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바쿠는 자신의 머리를 말려주던 당신의 손을 잡고는 그 안쪽에 입을 맞추며 말합니다.
시라바네 바쿠:보스는 니코를 죽이려고 해요.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바쿠는 자신과 이 방 안에 남을 것을 권유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 방 안에 남을수도 있겠고, 당신을 죽이려고 한 보스에게 복수하러 갈 수도 있겠죠.
아카리 니코:(그 사람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면…… 어디서 어떻게 죽어도 이상할 게 없지. 패밀리의 보스인데……. 상황을 정리 한다고 지금 나가서 설친다고 해서 뭐가 되지는 않겠고……. 게다가 바쿠 씨가 부탁을 해줬는 걸.) ……그래요. 일단은 상황이 일단락되기 전까진…… 같이 있어요. 가능하다면 휴가인 셈 치고 꽤 길게 쉬고 싶네요……. 지쳤어요.
정신
기준치: |
60/30/12 |
굴림: |
5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라바네 바쿠:
정신
기준치: |
30/15/6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누구보다 위험한, 사실 위험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가 당신에게 나가지 말라고 부탁합니다.
어쩐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을 보면, 이 이상한 상황에 스스로 미쳐가고 있는지도 모르죠.
불안한 상태만큼이나 흔들리는 그의 눈빛이 신경쓰입니다.
이제 와 모든 것이 거짓이라 말해도, 그에게 남는 것은 없겠죠.
자신을 떠나지 말라며, 버리지 말라는 무언의 눈빛이 들러붙습니다.
그 순간, 따끔거리며 반지를 낀 손가락에서 짧은 통증이 느껴집니다.
그곳에는, 그의, 시라바네 바나쿠라는, 그의 이름이 선명하게 각인되어버립니다.
당신이 이곳에 남기로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만족스러운,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그와 함께 당분간 이 곳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kpc가 안정을 얻기 전까지 탐사자는 그 공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언제가 되었든지간에요.
라고 합니다
(니코 안아버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