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의 부름 팬 메이드 시나리오 리플레이 로그

 

 

 

 

🎆 Kill Me, Darling 🔫

 

 

수호자: 황금극

2021.10.05~ 2021.10.19

윤양원 :탐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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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카
 
황윤
 
TV소리가 시끄럽습니다. 내일 있을 큰 축제 탓에 지역 방송이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온통 떠들썩했지만, 당신은 도무지 즐거운 분위기에 휩쓸릴만한 기분이 아니니까요.
 
당신의 연인, 그러니까 황금극과 연락이 닿지 않은 지도 벌써 오래. 전화를 걸어봤지만 받지 않고, 집으로 찾아가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소식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도 그와는 연락이 닿질 않는다고 합니다.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요?
 
내일이면 그와 연락이 되지 않은 지 벌써 한 달째가 됩니다.
 
윤양원:연락이 되지 않은지 일주일 동안은 그냥 마감이 바쁜가 했다. 이주일 째에는 마치 스토커마냥 집 주변을 빙빙 돌았다. 삼주일째에는 혹시 나... 차인건가? 싶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연락에 과하게 연연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삼주 이상은 너무하잖아... 나 차였나봐. 우울한 얼굴로 술이나 퍼먹고 다닌지 일주일, 연락이 되지 않은지 한달째였다.
 
당신이 연거푸 한숨을 뱉고 있는 그때. 순간 문자 수신을 알리는 알림음이 울립니다.
 
윤양원:누가 이 시간에 연락을 해. 짜증 가득한 얼굴로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물론 연락하기에 너무 늦은 시간은 아니었다. 누가 싸가지 없이 문자를 하느냐고.
 
문자를 확인하면…… 어라? 황금극에게서 온 문자입니다.
 
윤양원:뭐? 데이트? 나랑? 당황스러웠다. 나 차인거 아닌가? 아니 그냥 찼었던 건 맞는데 생각해보니 아쉬워졌나? 눈을 댕그랗게 떴다. 술기운이 확 가셨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전화를 걸었다.
 
황금극:"여, 여보세요……?"
 
전화를 걸면, 그는 당연스럽다는 듯이 전화를 받습니다. 조금 작은듯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흐릅니다.
 
윤양원:"저랑 데이트를 하신다고요?"
 
이상하다 분명 절 차신 거 아니었나니요? 말 끝이 이상하게 삐끗거렸다. 한 달이나 연락을 안하면 보통 아 잠수이별이구나 생각을 해요? 저를 혹시 어장 속 다른 친구들과 착각하셨던 거라면 지금 당장 말하는게 신상에 이로울 걸요? 협박인지 물음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쏟아냈다. 이 정도면 전화 너머의 대답을 듣겠다는 건지 그게 의심스러울 지경이었다.
 
황금극:"아, 아니 그게 아니고……."
 
중얼대는 소리가 고저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기나 했다. 더듬더듬 목소리가 흐리게 나왔다. 아,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저는. 그냥, 일이 있어서, 진짜로……. 중얼대는 소리가 자잘하게 갈라지는 것 같기도 했다. 네 물음표가 가득한 말들에 더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서 입을 꾹 다물었다.
 
윤양원:"아! 일이 있으셨구나!"
 
저건 최소한의 변명이잖아. 맘에 들지 않는 답변이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따지고 든 적은 없으니 대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충분히 정상 참작이 되고도... 남을 일이긴 했다. 됐어요. 한숨을 푹 쉬었다. 제가 뭘 어쩌겠어요. 내일 봐요. 내일도 연락 안 받으면 진짜... 갑자기 울컥할 뻔했다. 나가봤자 누군지도 못 알아보겠네.
 
황금극:"그, 그렇게 얘기하지 마요. 잘못했어요, 정말……."
 
중얼대는 소리가 점점 작아지다가도 곧 내일, 이라는 말에 조금 밝아졌다. 네, 내일…… 제가, 제가 내일 전부 설명 드릴게요. 거의 요오, 정도로 늘어지는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조금의 정적. 내일, 아침에 집으로 데리러 갈게요. 조금 단단해진 목소리가 바깥으로 흘렀다. 그리고, 그리고요.
 
"저, 아직 좋아하시죠, 그러니까…… 제가 이렇게 멋대로 굴었지만, 그래도……. 죄송, 죄송해요."
 
윤양원:"저기요. 안 좋아했으면 진즉 차단했거든요?"
 
이건 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기분에 맞지 않게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진짜 만나자마자 발이나 걸어버릴까... 죄송하다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으니 뭐 오늘은 이만하면 됐다 싶었다. 애를 잔뜩 겁줘서 도망가게 만들었다간 또 몇 개월을 기다려야할지 모를 일이었다.
 
"내일 봐요. 잘자고."
 
수화기 너머로 슉슉, 하고 공기가 갈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마 고개를 끄덕이는 모양이에요. 하지만 그게 당신에게 보일 리가 있나요? 그는 나중에야 그것을 깨달은 듯 아, 하더니 자, 잘자요. 하고 중얼대며 전화를 끊습니다.
 
오늘 밤은 어쩐지 잠이 잘 올 것 같아요. 안 그런가요? 술이 깨버리기야 했지만, 그정도는 괜찮을 거예요.
 
윤양원:멍청한 애인을 둔 내가 죄지 내가 죄야... 자기 전에 가슴을 퍽퍽 치고 눕는 건 처음이었다. 어휴 답답해. 답답하지도 않게 생긴 놈이 어쩌다... 이상한 생각을 하다보니 바로 이불에 얼굴을 묻고 잠을 잘 수 있었다.
 
……
 
 
눈을 뜨자 평소와 같은 아침입니다. 오랜만에 그와 만나기로 한 게, 설마 꿈은 아니겠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을 확인해보면, 어제의 전화 내역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여유롭게 나갈 준비를 해볼까요?
 
윤양원:대충 씻고 대충 옷을 챙겨입었다. 오랜만에 보는 것이니만큼 예쁘게 꾸미고 갈까 생각을 해봤지만... 뭐가 예쁘다고 내가 공을 들여. 그냥 삐져서 때려치기로 했다. 그래도 간만에 모자는 쓰지 않았다. 이거면 됐지.
 
윤양원:아침에 온다더니 진짜 아침에 왔네. 머리를 정리하자마자 온 문자를 대충대충 넘겼다. 어디 얼마나 빤빤한 낯짝으로 데이트를 하러 왔나 가볼까. 혹시나 하는 사태에 대비해 주먹을 꽉 쥐고 밖으로 나갔다.
 
집에서 나오자, 문 근처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황금극이 보입니다. 그는 평소에 들고 다니던 가방을 손에 꼭 잡고 서 있습니다.
 
윤양원:"뭐 이렇게 일찍 왔어요."
 
불퉁한 말투였지만 일단 아침인사랍시고 뭘 건넸다. 등짝에 손을 올리려고 했는데 괜히 또 심술이 나서 짝 소리가 나게 한 번 쳤다. 무슨 소리를 하나 듣기나 해볼 생각이었다. 개소리면 또 패야지.
 
황금극:"아, 아야……!"
 
화들짝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는 뒤를 돌아봤다. 죄, 죄송해요……. 그냥, 일찍 보고 싶어서. 사르르 접히는 눈이 제법 애교스러웠다. 미안한 마음에 네 팔을 부드럽게 잡고는 땀만 삐질삐질 흘려댔다.
 
"그, 그으. 앞에! 앞에 축제, 축제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가면 좋지 않을까 하고."
 
윤양원:허. 저렇게 뻔뻔하고 예쁜 얼굴을 하면 내가 봐줄 것 같은가? 봐줘야지. 그래도 얼굴을 마주하니 좀 기분이 나아졌다. 팔을 잡는 손길을 굳이 피하지 않고 고개만 돌렸다. 축제고 자시고... 어디 데려가서 뭐라도 해먹을까. 아, 조상님이 이렇게 상스러운 생각하지 말랬는데... 한숨을 쉬었다.
 
"축제 좋지... 축제 좋아해요?"
 
황금극:네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그리고 잠깐 머뭇대는 손길로 남은 손을 가방에 넣더니 느릿하게 을 꺼냈다. 그동안, 왜 연락이 안 됐냐고 물으셨죠. 중얼대는 목소리가 어쩐지 더듬대질 않았다. 정말 이상한 거에만 대담한 편이라고 어시가 그랬던 말이 하나 틀린 게 없었다. 을 만지작대다 네게 건넸다.
 
"해가 지기 전까지 저를 죽이지 않으면, 이 세계가 멸망해요."
 
당신의 시선이 그의 손에 가려진 무언가에 가닿습니다. 그건, 그래요, 분명…… 권총입니다.
 
윤양원:앗 혹시 차인건가? 머리가 그런 쪽으로밖에는 돌아가질 않았다. 약간...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서 날 쫓아내려는 뭐 그런 수작? 이 데이트가 사실 마지막 데이트? 권총을 보다가 뒤로 슬슬 물러났다. 진짜 싫다.
 
"그래서 지금 죽이라고 총을 가져왔다...?"
 
황금극:"이 세계는 멸망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오늘 해가 짐과 동시에 멸망하기 시작하죠."
 
눈을 꾹 감고는 준비해왔던 얘기를 우르르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세계가 멸망하는 원인은 저예요. 그리고 이 쯤에서 혀를 씹었다. 눈물이 조금 났다. 제 근처에 있는 것부터 멸망에 휩쓸리게 될까, 될까봐아. 훌쩍. 삽시간에 칭얼대는 목소리가 됐다. 만나러 오지 못했던, 못했던 거예요. 그러니까……. 저어는, 저는. 멸망을……. 힝. 귀여운 소리가 줄줄 샜다. 왜 나는 말 한 마디도 제대로 못하지? 멸망을 막기 위해 오느을, 오늘 죽, 죽으려구……. 이왕 죽으려면…… 저는, 저어는. 형이 좋으니까…… 형이 주, 주겨어. 발음이 막 샜다. 죽여주셨으면 좋겠어서…… 근데, 근데 또 막 그냥 죽는 건 싫고……
 
"그, 그러니까 오늘으은, 데이트를, 킁, 훌쩍. 하고…… 해가 지기, 전에……. 저를, 주, 죽여, 주세요……."
 
윤양원:어어, 우는거 귀엽다. 역시 데이트고 뭐고 어디 으슥한델 데려가서 옷이나 벗길까. 우는 모습을 초점없는 눈으로 훑었다. 저렇게 생겨놓고 발음 새는거 진짜 바보 같고 좋다. 저렇게 말하다 혀나 깨물었으면 좋겠다. 다친데 침발라준다고 키스나 갈기게... 쓸데 많은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알아들었다. 뭐 데이트 끝나고 죽여달라고? 내민 총을 받아들고 손잡이 부분으로 정수리를 꽁 때렸다.
 
당신이 그의 정수리를 권총으로 가격하자, 그는 아야! 같은 소리를 내며 쪼그려 앉습니다. 그보다는, 세계 멸망? 자신을 죽여달라고? 뭐,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요?
 
윤양원: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검은색의 권총은 꽤 묵직하고 정교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윤양원: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무게감과 정교함이 장난감 같지는 않습니다. 정말 진짜 총인 것 같네요.
 
윤양원:
심리학
기준치: 70/35/14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게다가, 그는 진심으로 불안해서 낑낑 울어재끼는 것 같습니다. 거짓말 같아 보이지는 않아요.
 
황금극:"초, 총알은 하나 뿐이니까아."
 
훌쩍. 머리가 아파서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는 눈물이나 뚝뚝 흘려댔다. 그러다가도 이제 좀 괜찮아진 것 같아서 손을 내려 얼굴을 슥슥 닦았고. 몸을 느리게 일으켜 쭈볏쭈볏 네 눈치를 봤다.
 
"그, 그래도. 아직까지는 시간이 많으니까……. 일단은. 네?"
 
윤양원:"아. 조금만 더 울면 따먹을라 그랬는데."
 
네 얼굴을 보다 무심코 속마음을 말해버렸다. 아이고, 따먹는다는 말 말고 다른 표현을 쓸걸. 머리를 벅벅 긁었다. 그래, 오늘은 시간이 많으니까 또 울면 따먹든 벗겨먹든 먹어야지.
 
"그래 일단 알았으니까 놀러 갈까요...?"
 
황금극:"네, 네에?"
 
딸꾹. 이제는 목소리가 엇나가고 딸꾹질까지 나왔다. 저, 저어. 그래도 정정할 건 정정해야지 싶어서 입술을 꾹꾹대다 말을 건넸다. 따먹는 건 전데요……? 말하고 아차, 싶어서 그냥 손이나 잡았다.
 
"가요, 일단은……. 진짜, 데이트는 하고 싶었거든요."
 
윤양원:"아니 뭐... 용어 선택의 오류라고 치죠."
 
근데 사실 따지고 보면 먹으려면 안에 넣어야하니까 내가 먹는다고 봐도 무방한 거 아닌가? 뭐 이런 말까지 해가면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간 힝힝댈까봐 입을 다물었다. 손을 깍지 껴 잡고 앞으로 잡아당겼다.
 
"데이트 하러 갑시다."
 
당신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익숙한 거리에 들어서자 시끌벅적한 노랫소리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주변 차량까지 통제하는 것으로 보아 그리 작은 규모의 축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게 어제 그 지역 방송에서 떠들어대던 축제던가요?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저곳에 다양한 부스들이 보입니다. 사람은 많지만 데이트하긴 좋은 곳이네요. 조금 전, 황금극이 말했던 자신을 죽여달라는 말만 아니었다면 정말 최고의 데이트가 됐을 법도 해요.
 
그나마 사람이 적은 곳은 푸드 트럭, 금붕어 잡기 부스, 다트 부스, 기념품 판매 부스, 포토존, 중앙의 거대한 나무인 듯 싶습니다. 그 외에는 전부 줄을 서느라 시간이 다 갈 것만 같아요.
거리
 
윤양원:일단 아침이니만큼 배가 고픈 것 같았다. 푸드트럭으로 네 손을 잡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뭐가 있으려나 싶었다. 이런데에서 뭘 먹는건 처음은 아니고... 뭐 한 두번째쯤인데.
 
작지 않은 푸드 트럭이라 꽤 많은 음식을 판매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줄이 있어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오는 건 솜사탕, 닭꼬치, 링고아메, 아이스크림 정도입니다.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줄을 슬 필요성 정도는 있겠네요. 뭘 먹을지 생각해볼까요?
 
윤양원:닭꼬치 맛있겠다. 어릴때 먹어보고 안 먹어봤는데. 곰곰히 생각하다 네 얼굴을 빤히 봤다. 어이, 울보.
 
"뭐 먹을래요?"
 
찔찔 우는게 아이스크림 녹은 거 같으니까 아이스크림?
 
황금극:"울보 아닌데요……."
 
코를 킁킁 거리면서 하는 말 치고는 신빙성이 없었다.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별로 먹고 싶은 게 없어요……. 중얼대면 아무래도 운 것 때문에라고 생각하겠지. 물론 운 것 때문이 맞았지만. 그냥, 그냥 주시는 거 먹을게요. 시큰한 눈을 찬 손으로 꾹꾹 눌렀다.
 
윤양원:귀여우니까 솜사탕이나 먹일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건 귀찮지만 솜사탕을 들고 있는 모습은 볼만할 것 같았다. 닭꼬치에 솜사탕이라니 정말 안 어울리겠군. 멍하니 생각하다 네 손등에 머리를 비볐다.
 
푸드 트럭에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자면, 줄 앞 쪽에서 소근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윤양원: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앞쪽에서 줄을 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 같습니다. 주변 소
 
황금극:리때문에 잘 들리지 않지만, 지진에 관련된 이야기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어
딘가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이 근처
에서 작은 규모지만 지진이 있었다는 뉴스를 보기도 했었고 말이죠.
 
앞쪽에서 줄을 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소리 같습니다. 주변 소리때문에 잘 들리지 않지만, 지진에 관련된 이야기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어딘가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이 근처에서 작은 규모지만 지진이 있었다는 뉴스를 보기도 했었고 말이죠.
 
윤양원:지진이라. 옛날옛적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들이 단편적으로 떠올랐다. 그게 뭐 때문이랬더라. 판? 그나저나 지진 얘기를 하면서 잘도 속편하게 바깥에 나와있다 싶었다. 뭐 내 일 아닌 것 같으면 됐지.
 
황금극:입술을 꾹꾹대기나 하며 얌전히 네 옆에 서 있었다. 그래도 사람이 얼마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 금방 사람들이 손에 링고 아메나 뭐 아이스크림 같은 걸 하나씩 들고는 빠져나갔다. 네 눈치를 잠깐 보다가, 입을 달싹였다.
 
"드, 드시고 싶은 건 제가 사드릴게요."
 
윤양원:"에이. 얼마나 한다고... 그냥 귀엽게 옆에서 솜사탕이나 먹어요."
 
네 머리를 슥슥 쓰다듬곤 솜사탕과 닭꼬치를 빠르게 주문했다. 음, 사람들이 들고 가는 솜사탕을 보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귀엽겠다.
 
꼭 구름같은 솜사탕입니다. 가게 주인은 솜사탕의 주인이라도 찾아주듯이 황금극의 손에 솜사탕을 쥐어줍니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닭꼬치를 쥐어주었죠. 한 입 먹어볼까요?
 
윤양원:솜사탕 들고 있는 거 귀여워. 손에 잡힌 닭꼬치를 물어뜯었다. 적당히 먹을만한 맛이었다. 빠르게 닭꼬치를 조지고 주변 쓰레기통에 남은 꼬챙이를 잘 꽂아뒀다. 한입거리군. 다시 앞으로 열심히 걸어갔다. 금붕어 잡기 뭐 그런게 있었다. 저거 일본 축제에서 있던 거 아닌가?
 
당신이 한입 거리라고 생각한 닭꼬치, 그것은…… 상당히 매운 맛의 닭꼬치였습니다. 한입에 먹을 때는 몰랐으나 다 먹고 나니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혀가 얼얼하네요. 이렇게 매울 줄은 몰랐는데…….
 
어쩐지 눈에 눈물 자국을 매달고 있자니, 아까 펑펑 울어대던 그가 생각납니다. 조금 웃기지 않나요?
 
금붕어 잡기를 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큰 고무 풀 안에 금붕어 여러마리가 보입니다. 종이 뜰채로 금붕어를 건져 잡으면 그 금붕어를 가져갈 수 있다는 심플한 룰인 것 같습니다. 잡은 금붕어를 가져가지 않을 경우에는 잡은 금붕어 수 만큼 금붕어 모양 사탕을 줍니다! 라고 적힌 종이도 보이네요. 가까이 다가가자, 고무 풀에서 첨벙거리는 물소리와 함께 노이즈 낀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안쪽에 놓인 라디오에서 들리는 소리일까요?
 
윤양원: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지구에 근접해오는 소행성이 관측되어…… 충돌 가능성이 상당이 높은…… 빠른 시일 내에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안으로……"
 
중간중간 노이즈가 섞여 잘 들리지 않습니다.
 
황금극:솜사탕을 입에 넣고 굴리면, 오랜만에 먹어보는 단맛에 인상이 자동으로 찌푸려졌다. 한 손에는 솜사탕을 들고, 한 손에는 네 손을 잡고 그대로 끌려갔다. 음, 금붕어 잡기 같은 비인도적인 게 아직도 있었네.
 
"금붕어 잡기, 잘 하세요?"
 
윤양원:"그때그때 다르죠? 사실 처음해봐요."
 
금붕어를 키운 적은 있어도 저걸 잡을 생각은 안 하는게 보통 아닌가? 잘해요? 주어든 목적어든 뭉뚱그려 네게 물었다. 뭐 대충 들리는 의미로는 잘하는거 아는데 금붕어 잡기는 또 다를 수도 있으니까...
 
둘이 금붕어 잡기 앞으로 다가서면, 직원이 두 사람에게 각각 종이 뜰채와 금붕어를 담을 그릇을 건네줍니다. 그릇 안에는 물이 찰랑 거리고 있습니다.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금붕어가 무사히 뜰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릇 안으로 쏙 들어가주네요. 착한 금붕어!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윤양원: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황금극의 금붕어는 팔딱거리며 뜰채에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당신의 뜰채는 능수능란하게 금붕어를 떠내네요! 야호. 2:1입니다.
 
윤양원: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당신의 뜰채는 금붕어를 뜨지 못하고 헛손질만을 반복합니다. 옆을 보면…… 어라? 황금극의 뜰채가 찢어졌습니다. 어쩔 수 없네요. 그가 이미 져버린 싸움이지만, 당신의 뜰채가 찢어질 때까지 한 번 잡아볼까요?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은 뜰채로 금붕어를 한 마리 더 잡고야 맙니다! 세 마리나 잡았군요.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세 마리가 한계였을까요? 당신의 뜰채 또한 찢어지고 맙니다. 역시 종이 뜰채의 한계일까요.
 
당신이 금붕어 잡기를 끝내면 직원이 금붕어를 가져갈지, 사탕을 가져갈지를 묻습니다.
 
윤양원:당연히 사탕이지. 금붕어를 데려가서 뭐에 쓰겠어. 혼자 툴툴댔다. 금붕어는 가져가봤자 뭐... 고아먹지도 못하고 그대로 애물단지가 될텐데 차라리 우리 덩치 큰 애한테 먹일 수 있는 사탕이 나았다. 금붕어도 먹이려면 먹일 수는 있지만 그건 좀...
 
직원이 금붕어 모양 막대 사탕을 당신에게는 세 개, 황금극에게는 한 개를 나누어줍니다. 흰색과 빨간색이 섞인 걸로 보아 딸기맛 같네요!
 
윤양원:와 사탕 맛있겠다. 사탕을 하나 네 입 앞에 가져다댔다. 내가 먹긴 싫으니 먹여야지. 원래 인생은 내가 하기 싫은 걸 남한테 시킬 수 있어야 성공한 인생인 법이었다.
 
"솜사탕에 사탕까지 먹이고 키스하면 달겠죠? 진짜 별로다."
 
황금극:일단 입앞에 가져다 댄 사탕을 냠, 물었다. 입앞에 뭔갈 대주면 먹는 게 습관이 돼서 그랬다. 언제부터 이런 습관이 생겼더라. 아무래도 너를 만난 이후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식음도 전폐하던 시기가 있었는 걸. 네 말에 사탕을 우물대며 고개를 끄덕이기나 했다.
 
"그래도 단 거 좋잖아요."
 
윤양원:"아하, 그래서 키스는 해도 된다는 뜻?"
 
깔깔 웃었다. 귀여워. 주는대로 받아먹는 것도 그렇고. 엄마가 누굴 좋아할땐 먼저 좋아하지도 말고 더 많이 좋아하지도 말랬는데. 영 그른 모양이었다. 손을 잡고 맞은편에 보이는 다트 부스 쪽으로 다시 걸어갔다.
 
"다 먹으면 말해요."
 
황금극: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이기나 했다. 뭘 먹으면서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물론 애초에 말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하여튼…… 사탕은 그럼 입에 넣고 얘기를 해도 되는 걸까? 얘기할 땐 입에서 사탕을 빼고 말 해야 할까? 이상한 생각이나 하며 네 손에 이끌려 다트 부스에 가닿았다.
 
부스 안 쪽 벽에 풍성 여러개가 달려 있습니다. 다트 5개를 던져 풍선을 맞추면, 맞춘 수에 따라 경품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부스 한 쪽에는 경품 목록이 써진 표가 보입니다.
경품
 
맨 아래에 알 수 없는 글이 써있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세계의 끝이라니? 다시 목록을 보자, 이상함을 느꼈던 맨 아래의 글은 보이지 않습니다. 잘못 본 걸까요?
찐
 
윤양원:저게 뭐야. 그냥 대충 잘못 봤겠지 하고 넘기기엔 좀 요상한 대목이긴 했다. 그래도 뭐 어쩌겠어. 지금은 안 보이는데. 다트나 기웃댔다.
 
"다트 잘해요?"
 
황금극:"다, 다트요……?"
 
잠깐 생각해보니 다트는 중고등학교 때 체육 점수 따려고 던져본 걸 제외하곤 해본 적이 없었다.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너를 바라봤다. 거의, 덩치만 큰 병아리 수준이었다.
 
"잘 해요?"
 
윤양원:"그럭저럭?"
 
근데 사실 다트는 좀 운빨 아냐? 잘될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잘 되고 잘 안될땐 이게 맞나 싶고. 일단 거대한 병아리가 못한댔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초콜릿이라도 받아서 먹이고 싶다. 솜사탕에 사탕에 초콜릿까지 먹으면 진짜 인간 설탕이 될텐데.
 
그렇게 말을 하고 있자면, 직원이 두 사람에게 다트를 각각 다섯 개씩 건네줍니다.
 
이제 다트를 던져 풍선을 터트려볼까요?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당신의 첫 발은 형편없이 바닥으로 호도도 떨어지고 맙니다. 괜찮아요! 이제부터 감을 잡으면 되니까요. 그렇게 생각하고 옆을 돌아보면, 황금극은…… 아니, 이게 무슨 양궁도 아니고. 가운데에 찍혀 있는 다트가 보입니다.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번에는 둘 다 제법 다트를 잘 박아 넣은 모습입니다. 이제 감을 좀 잡은 모양이에요! 이제 세 발 남았습니다. 조금 더 집중해볼까요?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번에도 둘 다 다트가 잘 박힌 모습입니다. 하지만 가운데는 아닌 걸 보아하니 첫 번째 발은 아무래도 뽀록이었나봐요.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뽀록 생각을 해서 그럴까요? 어쩐지 다트가 박히지 않고 옆으로 흐릅니다. 다른 생각을 하지 말 걸 그랬어요. 내가 이정도면 옆도 그렇겠지? 하고 옆을 보면, 다트가 잘 박혀 있는 모양새예요. 조금 자존심이……상할 지도?!
 
윤양원: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황금극:
손놀림
기준치: 80/40/16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자존심이 상했던 게 분명해요. 저 놈은 아까 금붕어는 못 잡은 주제에 다트는 왜 이렇게 잘 하는 걸까요? 힘없이 떨어진 마지막 발을 바라보며 머리를 긁적입니다. 그러니까, 2:5네요.
 
다트 던지기가 전부 끝난 모습을 보곤 직원이 웃으며 경품을 건네줍니다. 당신에게는 감자 과자 한 봉지를, 황금극에게는…… 어라? 대형 곰인형이에요! 들고 다니기 조금 힘들 것 같은데.
 
황금극:대형 곰인형을 받아 들고는 눈을 깜빡대기나 했다. 체육 시간이 빛을 발하는 건 살다살다 처음이었다. 애초에 처음부터 할 수 있다면 대형 인형을 따서 네게 주고 싶었기 때문에, 사르르 눈을 접으며 웃기나 했다. 품을 가득 채운 인형을 네게 내밀었다. 흰털을 가진 분홍 코의…… 이거, 곰인형 맞나? 하여튼. 흰털에 분홍 코 곰인형이 있을 수도 있지.
 
"가져요."
 
윤양원:"아이 참, 청혼할 거면 말로 하지."
 
네가 준 곰인형을 꼭 안고 웃었다. 아, 쟨 웃는 것도 예쁘네. 역시 데이트 같은 건 뒤로 하고 집으로나 끌어들였어야 맞는 말이었을지도 몰랐다. 하얀 곰인형을 안고 다니기는 좀 힘들 것 같긴 한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머리를 옆구리에 끼고 네게 과자를 건넸다.
 
"먹어요."
 
황금극:자꾸만 나한테는 먹을 것만 자라나는 것 같았다. 한 손에는 다 먹고 남은 솜사탕 나무, 거의 다 먹어가는 사탕, 남은 사탕 여럿, 마지막으로 과자까지. 일단 먹으란 말에 고개는 끄덕였지만 영 곤란했다. 대형 인형을 안고 있는 너보단 좀 나아보이기야 했지만.
 
"다 먹으면, 천천히. 먹을게요."
 
윤양원:"아직도 다 안 먹었어요?"
 
이거이거 시원찮아서 어따 쓸꼬. 쯧쯧 혀를 차며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이제 또 뭐가 있나 둘러볼 차례였다. 기념품 가게를 가야하나.
 
형형색색의 헬륨 풍선 덕분에 기념품 부스라는 느낌이 물씬 듭니다. 캐릭터 모양 풍선도 팔고 있고, 동물 귀 머리띠도 팔고 있습니다. 커플 아이템으로 쓰기 좋은 악세사리들도 보이네요. 그 외에도 다양한 물건을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부스 앞쪽에는 신문과 잡지를 판매하는 판매대가 따로 나와 있습니다. 꽤 낮은 판매대라 하마터면 못 보고 부딪힐 뻔 했네요.
 
윤양원:이건 또 뭐야. 신문 같은 게 있는 판매대를 툭툭 쳤다. 이렇게 낮게 있으면 내가 어떻게 보고 피해? 판매대랑 싸울까 고민하다 봐주기로 했다. 봐주는 김에 무슨 신문이나 잡지가 있나 겸사겸사 봐줄 생각이었다.
 
판매대가 팔랑팔랑 흔들립니다. 비닐로 포장 된 오늘자 신문과, 비교적 최근에 나온 듯한 패션 잡지들이 보입니다.
 
윤양원: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오늘자 신문의 기사가 적혀 있는 것 같아요. 신문이 접혀 있어 그정도밖에는 보이지가 않네요. 내용을 읽어보려면 신문을 사야 할 것 같습니다.
 
윤양원:신문을 굳이 사야할까? 옆에 있는 네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신문을 살까요 말까요?"
 
황금극:"신문이요
?"
 
기념품 판매 부스를 훑어보다 네 말에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다가는 아래 있는 판매대를 보고, 눈을 깜빡이기나 했다. 어, 어어. 그러게요? 이걸 왜 나한테 물어보지? 대답하면서도 이유를 모르겠어서 입을 꾹 다물었다가는 곧 멍청하게 벌렸다. 설마 그거……
 
"사달라는 거예요?"
 
윤양원:귀여워. 잡아당겨서 볼에 뽀뽀나 했다. 사달라고 할게 없어서 신문을 사달라고 하겠냐고. 이러나 저러나 아무튼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중이었다. 포토존 쪽을 가리켰다.
 
"저기서 사진이나 찍을래요?"
 
황금극:앗, 네네. 네가 볼에 뽀뽀를 하든 얼굴에 뽀뽀를 하든 눈에 뽀뽀를 하든 입에 뽀뽀를 하든 눈이나 꾹 감고 가만히 있다가는 실없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에, 네. 이번에도 똑같은 대답이었다. 가요오.
 
꽃밭에 꽃이 피어있고, 한 가운데 짧게 길이 나 있습니다. 포토존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있는 거로 보아 이곳이 포토존인 것 같습니다. 확실히 알록달록한 꽃밭의 한 가운데에서 사진을 찍으면 예쁜 사진이 나올 것 같긴 합니다.
 
윤양원:저런 반응이면 잡아놓고 뽀뽀만 하고 싶은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째 점점 한숨만 늘어가는 기분이었다. 사진이나 찍어주고 사진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척 희롱해야지. 이상한 계획을 세우고 네 팔을 질질 끌어서 꽃밭 한 가운데에 세웠다.
 
둘이 포토존 근처로 다가가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다가옵니다.
 
윤양원:찍어주시나? 뭐 요즘은 상상도 못할 곳에서 다 편의성을 챙겨주는 세상이니 그럴 수도 있었다. 일자리난에도 도움되고 좋지 뭐. 네 허리 쪽에 손을 올렸다. 만져도 되나?
 
직원:"현재 포토존에서는 연인들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드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요. 혹시 두 분께서는 연인 사이실까요?"
 
윤양원:여기서 아니라고 하면 울겠지? 좀 음침한 생각을 해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뭐 울리는 방법이야 여러가지니까.
 
황금극:"네? 네에."
 
낯은 가리지만 대답은 잘 했다. 짧게 경직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다 네 옆에 바싹 섰다. 허리 쪽에 감긴 손에 고개를 갸웃, 하다 똑같이 네 허리에 팔을 감았다. 이게 더 익숙하지 않나? 아닌가? 긴가민가하는 머리가 폭신폭신하게 갸웃댔다.
 
직원은 너무 잘 어울린다는 극찬을 하며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당신들을 포토존의 한 가운데로 안내합니다.
 
두 사람이 길을 따라가 꽃밭의 한 가운데에 서면, 직원은 자 찍습니다~ 따위의 말을 웅얼대며 사진을 찍습니다.
기준치: 50/25/10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윤양원:
기준치: 55/27/11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황금극:
기준치: 50/25/10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직원은 사진을 찍은 뒤, 바로 폴라로이드 사진을 카메라에서 뽑아 건넵니다.
 
직원:"해가 지고 나면 불꽃놀이가 있을 예정이니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또 사진을 찍으러 와주셔도 좋아요!"
 
폴라로이드 사진은 받은 직후엔 온통 하얘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거나 몇 번쯤 흔들면 금세 말라 사진이 보이겠죠.
 
두 사람의 뒤로 조금 어두워진 하늘이 보입니다.
 
윤양원:벌써 해가 졌네. 하루가 진짜 짧았다. 그렇다고 해서 슬슬 집에 갈까요 같은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중앙에 무슨 나무가 있었던 것 같은데 거기나 갈까.
"나무 좋아해요?"
 
갑자기 나무? 싫어하진 않는데…… 중얼대는 목소리가 들리고, 당신의 손을 이끄는 힘이 느껴집니다. 이왕 온 거라면 전부 가보자는 의미일까요?
 
중앙 쪽에 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나무입니다. 곧게 뻗은 가지 사이사이로 알록달록한 색깔의 종이들이 묶여있는 게 보입니다. 나무의 앞에는 테이블이 나 있으며, 테이블 위에는 여러 색깔의 종이와 펜이 올려져 있습니다. 나무 앞에는 팻말이 있습니다.
 
윤양원:또 나무에도 뭘 해야 하나? 이놈의 축제는 사람을 편하게 쉬게 해주질 않는다니까. 뭐 소원이나 적어서 나무에 매달겠지. 나무는 무슨 죄야.
 
꽤 낡은 팻말에는 소원을 이뤄주는 나무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소원을 적은 종이를 나뭇가지에 묶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대요!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윤양원:역시나가 역시였다. 무슨 소원을 쓴담. 이런건 초등학생때 이후로 졸업했는데. 네게 펜 하나를 건넸다. 네가 무슨 소원을 쓸지가 궁금했다.
 
"소원 있어요?"
 
황금극:"소원이요?"
 
입을 꾹 다물었다 작게 웃었다.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가도 이왕 이런 나무라면 적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도……. 중얼대는 목소리가 높고 작았다. 펜을 잡고는,
 
"이뤄질 수도 있으니까, 써봐요."
 
윤양원:"제 소원이 뭐가 있겠어요."
 
돈도 많고 시간도 많으니 애인이나 잘 빨아먹고 싶다, 정도가 끝이지 뭐. 네 모습을 위아래로 훑어보고 웃었다. 꾹꾹 눌러서 대충 소원을 휘갈겼다.
 
당신이 소원을 쓰는 걸 보고는, 그도 얌전히 종이를 집어 소원을 쓰기 시작합니다.
 
윤양원: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그런 그의 소원 종이를 엿보자 좋아해요라고 쓰여진 글이 보입니다. 놀라 눈을 다시 그에게로 향해보면 보란듯이 눈이 마주칩니다. 아무래도 당신이 그의 종이를 엿보고 있단 걸 처음부터 알고 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 종이를 당신에게 건네고는 새 종이를 꺼내 다시 무언가를 적습니다. 이번에는 한 손으로 단단히 가리고 적고 있기에, 몰래 엿보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윤양원:시발 귀엽네. 이마를 팍 쳤다. 더 빨리 해먹었어야하는데 왜 이제야 만나가지고 씨발... 또 무슨 소원을 적는건지 궁금하긴 했는데 또 봤다간 내가 이성을 잃을 일이나 생길 것 같아 문제였다. 그냥 종이를 나뭇가지에 대충 묶었다.
 
황금극:얌전히 종이에 펜질을 하다 숨을 한 번 후, 하고 내뱉더니만 꽤 낮은 나뭇가지에 팔을 뻗어 종이를 묶었다. 그래도 무언가 했다는 게 뿌듯한 건가. 종이가 잔뜩 붙어있는 나뭇가지들에는 내 것이 어디에 있는지, 두 발자국만 떨어져도 모를 정도였다.
 
"소원, 꼭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내 거 말고.
 
윤양원:"소원 이뤄지면 좋죠."
 
안 이뤄질리 없다는 투였다. 성격이 느긋해서일 수도 있고 별 신경이 안 쓰여서 그럴 수도 있었다. 참, 죽여달라 뭐해라 말만 안했으면 참 좋은 데이트였을텐데. 저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끝나면 데리고 가서 술이나 먹일까 같은 생각을 곰곰히 했다.
 
어느새 주변이 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축제 부스에서도 하나 둘 조명이 켜집니다. 그는 노을이 지기 시작한 하늘을 올려다보다, 가고싶은 곳이 있다며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그는 당신의 손을 꼭 잡은 채 앞장섭니다. 평소보다 조금 빠른 발걸음은 설렘이 가득한 것 같기도 하고, 어쩐지 초조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를 따라가다보니 축제 거리에서 조금 떨어진, 외진 곳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눈 앞에 보이는 낡은 계단을 밟고 올라가다보면……
 
……푸른 나뭇잎들 사이로 아름답게 노을이 지는 해가 보입니다. 발 밑에는 불이 켜져 화려하게 반짝이는 축제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무래도 이 곳은 인근의 낮은 산인 것 같습니다.
 
황금극:"여기 오면, 속이 탁 트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해요."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며, 잡은 손을 놓지 않고서. 저 멀리 어귀를 응시하며 낮게 웃었다. 웃음을 작게 머금고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언젠가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경치를 보러 자주 왔던 곳이에요. 옛날에는 사람들이 꽤 많이 왔었는데 지금은 거의 아무도 오지 않거든요."
 
윤양원:그렇겠지. 살면서 경치를 보려고 산을 가본 적이 없는 윤양원이 그런 생각을 했다. 나쁘지 않은 풍경이긴 했다. 잡고 있는 손도 괜찮았다. 진지하게 딴지를 걸지 맞장구를 쳐줄지 고민했다.
 
"그러게요. 예쁘네. 진작 데려오지."
 
황금극:"그러니까,"
 
네 마지막 말에 잠깐 문장이 끊겼다. 환하게 웃던 얼굴이 문득 묘하게 굳은 얼굴이 됐다. 입술을 혀로 축이고, 눈을 내리 깔았다. 시선을 마주하곤 다시 못 할 말이라 그랬다. 지금까지 계속해서 의도적으로 피해왔던 말을 해야만 할 것 같았다. 정말, 해야만 했다.
 
"이젠, 아무도 오지 않으니까. 저를 여기서 죽이셔도 아무도 모를 거예요."
 
윤양원:저 얘기 왜 안하나 했네. 뒷머리를 벅벅 긁었다. 뭐라고 짜증을 내야 짜증이 아니라 의견 전달 같을까. 저런 처연한 얼굴이라도 안하고 있으면 좀 덜 꼴받을 것 같았다. 정강이라도 걷어찰까? 고민하며 노을 지는 하늘이나 봤다.
 
"원래 총은 쏴버리는 것보다 잡고 패는게 더 아프대요..."
 
황금극:"이제 곧 해가 완전히 질 거예요. 진짜 농담 아니란 말이에요……."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것들이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잔뜩 처연한-네 표현에 의거하자면- 얼굴로 네 신발코만을 바라보다 시선을 느릿하게 올렸다. 눈이 마주닿았다. 의견 전달은 네가 아닌 내가 해야 했다. 꼭 말해야 할 게 있어요. 사실…… 사실,
 
"윤양원 씨는 죽었어요."
그래서, 제가…… 따라 죽으려고 했는데. 여기까지 말하고는 다시 한 번 숨을 급하게 들이켰다. 다시 생각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그랬다. 원래 좀, 하여튼, 감수성이 풍부한 탓이었다. 제가 죽으려고 할 때 누군가가 와서, 당신을 살려주는 대신 조건을 걸겠다고 하더라고요.
 
황금극:
"그래서, 그 조건이 우리 두 사람의 사랑이에요. 이 세계의 멸망 조건이라는 거죠. 우리가 사랑을 하는 게."
 
윤양원:어머 좆같은 소리를 하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굴을 쳐다봤다. 사람 죽었다고 막 그렇게 따라죽고 그러면 안돼요. 이거 큰일날 사람이네. 아득바득 살려고 해도 모자랄 판에.
 
"그래서 지금 내가 살아있으면 사랑을 뭐... 사랑은 둘째 치고 본인이 죽어도 상관없다 그 소리?"
 
황금극:"……비슷하다고 하면 화낼 거예요?"
 
흰자가 보일 정도로 눈치를 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도 물러서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내가 죽었어도 그렇게 했을 거면서. 나보다 더 했을 수도 있으면서, 뭐 그런 말들은 혀 뒤로 묻어두고는.
 
"멸망의 조건이 두 사람의 사랑이기 때문에, 제가 죽으면 이 세계는 멸망하지 않을 거예요."
 
이 세계가 두 사람의 사랑으로 멸망한다니, 그래서 황금극을 죽이라니…… 말도 안 되고 어이마저 없는 이야기예요. 당신은 이게 진지하게 믿어지나요?
 
윤양원: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윤양원:"아니 뭐... 이건 화가 아니라."
 
화내는건 아닌데 등짝 좀 때리고 싶은 정도? 네 등에 손을 올리고 슥슥 쓰다듬었다. 누가 와서 살려준다 뭐한다 하면 좀 의심도 하고... 반항도 좀 하고... 이용약관이라도 좀 잘 읽어보고... 한숨만 계속 푹푹 나왔다. 쟤를 어떡하냐 진짜. 뭐 그래도 진지하게 저러는 것 같으니 사실이라고 전제를 깔고 가기로 했다. 뭐 이러다 짭이면 이득이고 찐이면 당황스러운 거니까.
 
"멸망 좀 하면 어때요. 마지막 데이트 잘 즐겼다 하면 되지."
 
황금극:말을 하다보면, 뒤로 해가 지기 시작한 하늘이 보였다. 붉게 져가는 하늘처럼 눈가가 잔뜩 붉어진 채였다. 입을 꾹 다물고 있다가는 네 마지막 말에 결국 다시 한 번 더 뚝뚝 눈물이나 흘렸다. 그러면서도 입밖으로 내는 목소리는 영 단단했다는 게. 믿어도, 믿지 않아도 괜찮아요, 근데 나는…… 난,
 
"나는 형을 사랑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요. 그러니까, 한 번만…… 죽여주시면 안 돼요? 저를 죽여서 형이 살아있는 이 세계를 지켜주세요."
 
이대로라면 곧 해가 질 것입니다. 이제 시간이 없어요. 당신은 두 사람의 사랑으로 멸망하는 이 세계에서 어떤 선택을 하나요?
 
윤양원:우는 거 앞에다 두고 이런 말 해도 되나 싶긴 한데 난 순정이랑은 거리가 멀거든요. 뭐 그런 말을 했다.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주면서 하기에도 좀 뭔가 싶은 얘기기도 했다. 둘 중에 하나만 남을거라면 날 다시 살릴 필요는 없었을지도 몰라... 머리를 박박 긁었다.
 
"일단 난 혼자 남으면 다른 사람 안 만나고 살 자신이 없는데... 뭐 살려준 사람 두고 다른 사람 만나면 죄책감도 생길 거고 기분도 나쁠거고... 결국은 내 기분만 이상해지는 꼴이 될걸요."
 
내가 뭔소리 하는지 나도 모르겠네. 머릿속이 아무튼 잔뜩 복잡해서 손바닥으로 내 이마를 팍 쳤다. 좆같이 말했지만 대충 알아 들으세요. 좆도 잘 있는 사람이 좆같이 말한 거 정도는 알아들어야지.
 
황금극:"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요……."
 
다른 것보다 네가 다른 사람을 만난다, 라는 말을 할때 쯤 울컥 다시 눈물이 올라왔다. 진짜 너무한 거 아니에요……? 중얼중얼대면서 소매로 눈을 꾹꾹 눌러가며 닦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그것만을 얘기한 건 아닌가, 싶어 입술을 쭉 내밀었다. 어……. 고민하는 듯한 신음이 입새로 쭉 뽑아져 나왔다. 그러니까. 사람이 말을 왜 이렇게 좆같이 하지? 그것조차 너무한 것 같아서 눈물이 좀 잘 안 멈췄다. 물론 멈추긴 했는데.
 
"죽을 거면 차라리 같이 죽자구요……?"
 
윤양원:상황에 안 맞게 웃음이 터졌다. 지금 다른 사람 만난다고 선언한게 다가 아니잖아. 입술 쭉 뺀 것도 귀여웠다. 아, 키스나 갈길까. 그래도 우는데 키스하는 건 좀 훌쩍댈 것 같아서 마음을 좀 다스렸다. 죽을 거면 같이 죽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다시 톡톡 닦아줬다.
 
"살거면 네가 사는게 낫다...?"
 
황금극:"나는 어차피 산 사람인데……?"
 
뭔 말인지 모르겠어서 고개를 갸웃, 갸웃. 좀 커다란 개 어쩌고같이 보이긴 했는데 생긴 게 개가 아닐 뿐이었다. 네 말에 고개를 양옆으로 저었다. 절대 안 된다는 의미와도 같았다.
 
"형이 두 번 죽는 거보단 제가 한 번 죽는 게 낫죠. 형은, 다, 다른 사람이랑…… 행복하게……."
 
차마 다음 말은 못 했다…….
 
윤양원:"뭐요? 다른 사람이랑 손 잡고 데이트도 하고 떡도 치라고?"
 
네 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아 뭐 그런걸 말까지 해줘요. 말 안해도 잘 할텐데. 필터링 없이 말하다보니 또 울려나 걱정이 좀 됐다. 네 머리를 잘 쓰다듬었다.
 
"뭐 어떻게 됐든 난 사람 못 죽이니까 그렇게 아시든가요."
 
황금극:"사람이 어떻게 그래요……!"
 
뭔가 데자뷰 같은 말이 입밖으로 나왔다. 그건 싫은데, 진짜 싫은데…… 진짜 너무 싫어서 뛰어내리고 싶은데……. 입을 꼭 다물었다. 쓰다듬는 대로 머리를 손에 부볐다.
 
"그럼……그냥, 멸망 시킬까요?"
 
윤양원:아 진짜 귀엽다. 대충 질질 끌어다 뺨에 입술을 댔다. 맛있구나 싶기도 했다. 꽤 상쾌한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댔다.
 
"다 좆되라지."
 
땅을 뒤흔드는 굉음이 들립니다.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저멀리 무너지기 시작한 건물에서는 연기가 나고 있습니다.
 
하늘에 크게 금이 가고, 이윽고 산산조각이 납니다. 조각나 떨어지는 하늘의 파편들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무너져 내리는 모든 것들이 두 사람의 탓을 하는 것 같기도 해요. 문득 고개를 돌리면 역시나 당신을 바라보는 그가 보입니다.
 
그 표정은 안도한 것 같기도 하고…… 괴로운 것 같기도 하고……. 마침내 서로의 시야에 서로만이 담기게 되겠죠. 두 사람은 무너져가는 세계를 뒤로 하고 눈을 마주칩니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사랑인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안아오는 그에게 아무런 거부감이 들지 않는 건, 당신도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겠죠.
 
둘은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아니, 그것밖에는 할 수 없었겠죠.
 
……
 
 
문득 주변이 정적에 휩싸입니다. 알 수 없는 고요함이 주변을 채웁니다. 이윽고 들려오는 폭죽 소리에 눈을 뜨자…… 무너지던 하늘은 온데간데 없고 여러 색깔로 아름답게 물든 하늘이 보입니다. 하늘에는 수많은 별과 함께 화려한 색깔의 불꽃놀이가 빛나고, 축제의 불빛과 사람들로 거리는 생기가 넘칩니다
 
'두 사람의 사랑으로 멸망하는 세계'의 끝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두 사람은 서로를 지켰습니다. 두 사람이 이 아름다운 세계에 두 발을 붙이고 서 있을 수 있는 건, 분명 두 사람의 사랑 덕분이겠죠.
 
▶ End.2 Love me, Darling
 
- 탐사자 생환 / KPC 생환 / 클리어보상 SAN+1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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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 다른 무엇보다 제 후기를 기다리는 오너님에게 바치는 후기…… 역시 생각보다 단단한 게 윤양원이지 않았나 싶은 마음입니다……. 제 생각에는 둘 다 귀향해서 그냥 일단 밭이나 일구고 살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러면 적어도 황금극 요 놈의 심신미약은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아니면 이 친구 일단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게 어떨까요? 치료를 받고 나면 조금 더 사람처럼 사는 황금극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하는 말입니다. 약간 둘은 그런 느낌이네요 태그로 따지자면 #울보공 #너만바라보공 #강수 #잘모르겠고너개소리한다수 아닐까요? 후속작은 아무래도 엔딩도 그렇고 둘 분위기에도 맞지 않다고 판단, 안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정말 즐거웠어요. ㅋㅋㅋㅋ 일단은 둘 다 즐기면서 했다는 게 학계의 정설입니다. 최고다 윤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