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디] 🍬 복숭아 소년 🍑
Diving
2021. 8. 20. 16:43
크툴루의 부름 7판 팬 메이드 시나리오 플레이 로그
🍬 복숭아 소년 🍑
수호자: 로렌스 하웰
2021.05.30
안데르센 골디락스 :탐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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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오가 되어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안디는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하던 길에 계단 근처에서 끙끙거리는 신음을 듣습니다.
계단 아래에는 래리가 주저앉아 곤란한 얼굴로 발목을 문지르고 있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대체 무슨 일이지? 계속되는 수업에 다가오던 졸음이 저 멀리 날아가버린 기분이었다. 한 걸음에 네게로 다가가 눈썹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곤 말을 붙였다. 래리!
로렌스 하웰:꼴사납게 계단에서 넘어져버렸다. 어린애도 아닌데. 혼자 아픈 발목을 붙잡고 눈물을 삼키고 있자니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뒤를 돌자 새하얀 애가 보였다. 괜히 고개를 푹 숙였다. 으응... 무슨 말을 해야하나 싶기도 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 걸을 수 있겠어?"
로렌스 하웰:"미안... 주의할게..."
안데르센 골디락스:"다치면 너만 손해잖아. 폼프리 부인한테 갈까? 내가 부축해줄게."
로렌스 하웰:"목이 달랑달랑하진 않았구..."
안데르센 골디락스:"그럼 대체 어떤 유령이 널 괴롭힌 거야? 내가 나중에 혼내줄게."
로렌스 하웰:"혼내주진 않아도 되는데..."
안데르센 골디락스:"왜, 누군지 얘기하면 혼내줄게."
로렌스 하웰:진짜 아네. 밝게 웃었다. 나도 너 알아. 당연한 소리를 했다. 네게 기대 걷자니 어느새 폼프리 부인의 병동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어어... 널 놔줘야하나 잠시 고민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나 알아? 진짜?"
로렌스 하웰:"안데르센... 골디락스..."
안데르센 골디락스:"어…… 뭐? 내가?"
로렌스 하웰:"고마워..."
안데르센 골디락스:"어? 그러게. 왜 안 계시지."
로렌스 하웰:"괜찮아... 오실때까지 기다리지 뭐."
안데르센 골디락스:"응, 그러자."
로렌스 하웰:"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잖아."
안데르센 골디락스:"그런가?"
로렌스 하웰:"복숭아 맛이래."
안데르센 골디락스:"복숭아 맛? 맛있겠다."
로렌스 하웰:연분홍 포장지를 까자마자 달달한 복숭아 향이 퍼졌다. 복숭아는 별로 취향이 아니었지만 먹음직스러워보이기는 했다. 사탕을 먹는 네 모습을 보다 오늘 중 가장 행복하게 활짝 웃었다. 좋아한다니 다행이야. 네게 뭐라도 보답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마침 발목도 슬슬 시큰거림이 덜해진 것이... 상태가 꽤 괜찮아진 것 같았다.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한 번 전하려는데... 점심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어?"
로렌스 하웰:"으응?"
안데르센 골디락스:"아…… 같이 듣는 수업이 아니구나. 나만 수업 있어."
로렌스 하웰:"으응, 조심히 가."
안데르센 골디락스:"응, 갔다 올게."
안디는 교실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점심을 먹지 못해 힘이 빠진 탓이었을까요?
아니면 오후의 햇살이 너무 맑고 따뜻해서?
교실로 돌아온 안디는 수업에 도무지 집중하지 못하고 밀려드는 수마에 쓰러지고 맙니다.
......
안디가 다시 눈을 뜬 것은 수업이 모두 끝난 저녁나절,
안데르센 골디락스:(…ㅍㅍ)
텅 비어있는 음악실에서였습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는지 창밖으로 붉은 노을이 비쳐 보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어?"
시계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시계? 뭐지. 몇 시일까. 시계 가까이로 다가가 시간을 한 번 그윽하게 쳐다봤다…….
시각은 대략 4시 반에서 5시 전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으음. 꽤 많이 잤네, 라고 생각하면 몸이 찌뿌둥했다. 몸을 휙휙 돌려가며 풀다가 음악실 바깥을 기웃댔다. 어차피 사람도 없는데 나가는 게 낫지 않은가, 싶은 마음도 들고……. 이렇게 조용한 학교는 또 오랜만인데. 갈팡질팡했다.
765:문: 아야야
안디는 음악실 바깥으로 나옵니다.
복도는 음악실과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어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맨날천날 사고를 치고 다니는 애들이 한 둘이 아닌 학교인데. 이렇게 조용한 게 조금 수상했다. 복도를 쭉, 걸어가며 눈을 가늘게 뜨고 주변을 휙휙 돌아봤다. 혹시 이거, 그…… 몰래 카메라? 인가.
복도를 걸어가다보니 어쩐지 오소소 소름이 돋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복도를 가로질러 걸어갈수록 묘하게 짙어지는 달콤한 과일 향기를 맡습니다.
이 향기는 대체 어디서 나는 것일까요?
고민하며 걷다보니 금세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도착합니다.
계단 근처에는 지저분하게 구겨진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빙 둘러앉아 무언가를 하고 있습니다.
으적으적 씹는 소리가 더더욱 선명하게 들려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기척을 죽이고 학생들 사이를 살펴보자
사이로 누군가 누워있습니다.
학생들은 누운 사람의 잘린 팔, 잘린 다리, 혹은 부위를 알 수 없는 살점을 들고 뜯어먹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그릇 (GM):1 깎깍주셍교
안데르센 골디락스:……뭐지? 이벤튼가? 이런 기괴한 이벤트가 우리 학교에서 요즘 유행하던가……? 고개를 기울이다보면 어쩐지 할로윈 시기에 식탁에 올라왔던 사람 눈알 모양 쿠키를 생각하곤 이해했다. 뭐, 그럴 수 있지.
안디는 그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그들은 학생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더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o O ( 어라? )
차라리... 믿기는 어려워도 머글들의 소설에서나 보았던 살아있는 시체들,
그래요.
좀비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 순간, 안디를 발견한 좀비들을 손에 들린 살점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입가에 진득한 피를 묻힌 채로 위협적인 소리를 내며 다가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이게 무슨 일이야? 아까까지 조금 안도감으로 마음이 놓였었는데, 그냥 내 머리가 너무 꽃밭인 거였다. 일단은 침착하게, 침착하게…… 다리를 움직여 냅다 도망쳤다. 도망치면서 머리를 정리할 생각이었다. 가장 가까운 데가……어디지?
가장 가까운 교실이 마법 수업실이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아! 마법 수업실. 그래도 외관이 좀비로 보였으니 아마 빠르게 뛰지는 못 하지 않을까? 항간에 떠돌던 좀비 이슈에 대해 곱씹으며 마법 수업실로 몸을 밀어 넣고 문을 탁, 닫았다.
마법 수업실로 숨어들면 안디를 쫓아온 좀비들이 문을 마구 긁어대며 두드리는 소리가 시끄럽게 귀를 어지럽히며 들려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흡, 숨을 꾹 참으면 좀비들은 있는 걸 눈치 못 챈다고도 하던데. 이럴 거였으면 항간에 떠돌던 좀비 이슈…… 같은 걸 조금 더 모아 볼 걸. 손으로 입을 막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등지고 앉았다. 언제쯤 사라지지……
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좀비들은 발을 끌며 사라져버립니다.
좀비들이 떠나고 나면 가지런히 책상이 놓인 마법 수업실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되찾습니다.
칠판, 책상, 교탁이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와, 이게 무슨 일이지? 생각해보면 왜 일단 도망부터 쳤는 지 좀 이해가 안 갔다. 뭐, 좀비 같은 느낌이면 그렇게 안 쎈 거 아냐? 고민하다가도 일단은 약점이나 강점을 모르니 도망친 게 다행인 일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혹시 모르는 일이지, 쟤네가 안 죽을 지……. 어깨를 부르르 떨며 일단 문을 잠그고, 칠판을 들여다 봤다.
수업과 청소가 끝난 칠판은 깔끔하게 지워져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음…… 일단 수업은 끝난 것 같고."
줄지어 놓여있는 책상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책상입니다.
책상 서랍에 삐죽이 튀어나온 종이를 발견합니다.
꺼내보면 누군가가 두고 간 것 같은 양피지 뭉치입니다.
언뜻 평범한 마법 수업의 자료같지만, 중간에 수상쩍은 낡은 종이가 끼워져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대체 이게 무슨 종이지? 아무래도 종이에 마법이 걸려 있는 것 같았다. 어찌 됐든 막 찢는다고 세상이 멸망하고 하는 종이는 아닌 것 같으니……챙기기로 했다. 모든 '사람'이면 '좀비'에는 해당이 되려나.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검은 색으로 칠해진 교탁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교탁 아래에 떨어진 교과서를 발견했습니다.
교과서의 뒷면에는 모르는 글씨체로 휘갈겨 쓴 듯한 낙서가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이게 무슨 소리지? 눈을 깜빡대다 일단 기억 정도는 해두기로 마음 먹었다. 무슨 얘긴지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이.
교실을 둘러보는 사이 복도는 완전히 잠잠해졌습니다.
깨어났던 곳으로 되돌아가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음. 아무래도 돌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잠잠해진 복도로 느릿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음악실로 되돌아왔다. 대체 내가 왜 여기 있었는지부터 알아야 할 것 같았다.
좀비들의 시선을 피해 음악실로 되돌아갑니다.
계단과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음악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적막합니다.
한가로운 교실의 풍경이 아까 보았던 피투성이 시체와 괴물들과는 달라 이질적입니다.
피아노 두 대와 책상, 칠판이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참…… 뭔가 이상한 기분이었다. 피아노는 생각해보면 옛날에 배운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문득 그게 생각나서 피아노 건반을 하나 꾹, 눌러봤다. 이정도 소리에는 좀비들도 안 오겠지. 근간에 있는 것도 아닌데.
피아노의 흰 건반 위에 자그마한 붉은 자국이 떨어져 묻어 있습니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 건반에 붙이는 붉은 스티커와도 닮아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응? 저 건반은 뭐지. 조금 옛날 생각이 나는 것 같기도 해서 뚱, 그 건반을 눌러봤다. 무슨 음이더라.
붉은 흔적이 묻어 있는 건반을 누르면 마주 보는 피아노에서도 건반을 누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로 그때부터 붉은 흔적은 다른 건반에도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하고
마주보는 피아노는 제멋대로 연주를 시작해버립니다.
마주보는 피아노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뭐지……. 불협화음이네. 피아노에 마법을 걸어놓은 것 같았다. 일단은 뚱땅뚱땅 붉은 흔적을 두더지 잡기 처럼 꾹꾹 눌러봤다.
검붉은 흔적이 너무 빨라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흔적은 점점 묽은 핏물이 되어 비릿한 냄새를 피우며 건반을 뒤덮더니 교실 바닥까지 흥건하게 적십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반대쪽에 있던 피아노의 건반이 곳곳 깨져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에이, 깨졌네……"
평범한 책상입니다.
서랍까지 탈탈 털 듯 뒤져보아도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뭐야……. 칠판도 슬슬 발걸음을 옮겨 구경했다. 이번에도 칠판은 비어 있을까나.
마법 수업실과 마찬가지로 깨끗하게 닦여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다시 복도로 나오면 여전히 괴물들은 한데 모여 시체를 뜯어먹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아니, 얘네는 왜 없어지지도 않지?! 억울한 얼굴이었다. 얌전히 옆을 지나가야겠다는 생각……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그 근처로 다가갑니다.
가까워질수록 그들 사이에서 달콤하면서도 새콤한 딸기 향이 느껴집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아, 이럴 때 쓰라고 이게 있는 건가……. 얌전히 종이를 들고 죽, 찢어봤다.
양피지가 바스락거리며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당장이라도 눈이 감길 것처럼 졸음이 쏟아져 밀려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몰아닥치는 졸음에 눈을 감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안디는 개운하게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립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어쩐지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것 같아서 좀 개운해졌다. 일단은…… 괴물? 좀비? 하여튼. 그런 친구들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를 들어 쿡, 쿡 찔렀다.
단정한 교복 곳곳에는 붉은 점액이 묻어 있고 손톱 밑에는 긁히고 떨어져 나온 피부가 박혀 있습니다.
벌어진 입에서는 그들이 먹어치운 사람의 머리칼이 길게 붙어 있습니다.
익숙해지고 싶지도 않지만, 보면 볼수록 익숙해지기는커녕 끔찍함만 더해가는 광경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진짜 별로다……."
처음으로 가까이에서 살펴본 시체는 흔히 기록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시체와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주위에 흩뿌려졌다고 생각했던 것은 붉은 피가 아닌 붉은 점액질이고 뜯겨나간 피부 아래에는 말랑한 젤리 같은 것들이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로 사람이 맞는 걸까요?
눈을 생생하게 치켜뜨고 있는 시체에 성한 부분은 거의 보이지 않고 한쪽 팔만이 제대로 붙어 있습니다.
아까부터 풍겨오던 달콤한 딸기 향의 근원지는 놀랍게도 싸늘히 식어가는 시체입니다.
새콤달콤한 딸기 향은 새빨간 점액의 웅덩이와 온몸이 엉망진창으로 뜯긴 시체와는 지독하게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진짜 디저트가 맞는 건가. 애초에 역겨운 냄새가 안 나기도 하고, 게다가 이건…… 너무 디저트 같은 외관인데. 약간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으으. 그레도 기분은 나빠. 중얼대며 발걸음을 옮겨 아래로 내려갔다.
아래 층에는 변신술 수업 교실과 약초학 수업실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군요!
안데르센 골디락스:제일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전에 이게 무슨 일인지 알기 위해선 먼저 교실들을 들려서 사유를 좀 해야 할 것 같았다. 여기도……좀비 같은 게 있는 건 아니겠지? 가슴을 부여잡고 약초학 수업실부터 들리기로 했다.
약초학 수업실에는 늘어선 화분들과 도구함, 마법사 반신상이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일단은 마법사 반신상을 보기로 했다. 뭔가…… 알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어서.
뾰족한 마법사 모자를 쓴 반신상입니다
새하얀 석고상을 두드려보면 생각보다 두껍지는 않습니다.
안은 텅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가슴팍에 희미하게 금이 가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가슴팍에 금이……? 눈을 가늘게 뜨고 그 틈을 바라보다…… 통, 쳐봤다.
어이없이 석고상이 깨집니다.
밖에서 보기에는 분명히 텅 비어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손을 쭈욱, 빼서…… 쏙 넣어봤다. 뭐라도 있나? 휘적휘적.
손을 넣어보면 뜨겁고 진득한 웅덩이 안에 손을 담근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손등에 펄떡거리며 뛰는 무언가가 닿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뭐, 뭐지…… 어쩐지 기분이 안 좋아졌지만 구겨진 얼굴로라도 일단 잡힌 걸 꺼내봤다. 뭐지?
손에 닿은 무언가를 쥐고 꺼냅니다.
진득한 피가 흐르는 심장입니다.
심장을 밖으로 꺼내어 쥐면 아직도 살아있는 듯이 규칙적으로 박동하는 섬뜩한 감촉이 선명하게 전해져 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아무것도 심겨있지 않습니다.
화분 앞에 놓인 의자 위에는 육포 한 봉지가 놓여 있습니다.
누군가가 두고 간 간식거리인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육포! 맛있겠다. 일단 그거도 챙겨봤다. 그…… 심장과 다른 곳으로. 도구함도 살펴보기로 했다. 쓸만한 게 있을 지도 몰라!
도구함을 열어보면 잘 갈린 줄톱과 쥐약, 자그마한 망치가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아……. 저 망치로 석고상을 때렸어야 했구나. 뭔가 깨달은 얼굴로 주섬주섬 줄톱과 쥐약을 들었다. 어디다 쓸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육포도 주웠으니 아마 거기에 쓸 것 같은데. 하여튼. 혹시 모르니 셋 다 바리바리 챙겼다!
변신술 수업 교실의 책상 위에는 책들이 놓여있습니다.
대부분 덮여있는 책은 어떻게 해도 펼쳐지지 않습니다.
이상하네요.
안데르센 골디락스:
책상 사이에서 양피지 몇 장과 검은 표지의 책 한 권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양피지? 일단은 양피지들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앞뒷면을 포함해 어디 숨겨진 전언이 없나 꼼꼼히.
수업자료처럼 보이는 양피지들이 몇 장 겹쳐져서 놓여있습니다.
요리조리 살펴보아도 언뜻 별다를 게 없어보이지만 중간에 끼워진 프린트의 뒷장에 누군가가 깃펜으로 휘갈겨 쓴 것만 같은 낙서가 있습니다.
낙서는 꺼림칙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읽고 나면 어째서인지 불길한 소름이 돋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수업 자료는 기분 나쁘기 마련이지……. 고개를 끄덕이며 검은 표지의 책을 들어서 살폈다.
새까만 가죽으로 양장되어 표지를 손으로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서늘한 감촉이 손끝을 통해 전해져 오는 책입니다.
이 불길한 느낌은 대체 무엇일까요?
안데르센 골디락스:대체 무슨 책이길래 이러지? 일단은 팍, 펼쳐 봤다.
책을 읽고 나면 밀려드는 소름에 머리끝까지 쭈뼛 서는 기분입니다.
쥐고 있는 책표지에서는 여전히 불길한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책상을 뒤져보는 와중 유일하게 펼쳐진 책을 발견합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한 번……봅니다!
변신술 교과서가 아닌 백과사전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촉이 왔다. 이것저것 챙겨두길 잘 했어, 안디! 자기자신을 칭찬하며 남은 책들을 죄다 뒤집어 까봤다.
아쉽게도 더 이상 열리는 책은 없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아쉽네……."
복도로 나가 계단을 보면 아까와 같이 좀비들이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생각해보면 위층에 있는 시체에 팔이 온전히 붙어있었죠.
잘 손질된 줄톱이면 팔을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위에 애들은 아직 자고 있을까……. 끙. 눈썹을 팔자로 모았다. 내가 굳이 그런 짓을…… 마이구미 같아도 사람같이 보였는데. 위로 발걸음을 옮겨 가지고 온 손질된 줄톱으로 팔을 슥삭슥삭 잘랐다. 생각보다 잘 잘리는 것 같기도 했다. 그걸 들고…… 쥐약을 덕지덕지 칠하며 다시금 아래로 내려왔다.
시체의 팔에서는 아직도 달콤한 딸기 향이 느껴집니다.
좀 이상한 곳으로 떨어졌지만 좀비들은 팔이 떨어진 곳으로 몰려듭니다.
시체의 팔을 사이좋게 나눠 먹은 좀비들은 쥐약의 독성에 금방 쓰러지고 맙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휴, 다행이다……. 중얼대며 맨 아랫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가벼운 것 같기도 했다.
아랫층으로 내려오면 계단의 바로 맞은 편에 출입구가 보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출입구 쪽으로 가야 하는 게 맞겠지? 꾸역꾸역 거기로 향했다.
출입구는 잠겨있습니다.
너머로 보이는 바깥은 금방 해가 질 것처럼 다소 어둑어둑합니다.
서두르지 않으면 기숙사까지 돌아가는 길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주위를 둘러보면 도서관 입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잠겨있진 않은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어?"
도서관으로 들어서자 안내 데스크와 한데 모여 있는 책상들이 보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일단은 누가 없을까, 싶은 마음에 책상들부터 둘러봤다.
줄지어 가지런히 선 책상들 사이를 둘러보면 책상 아래 떨어진 자그마한 쪽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쪽지는 어딘가에서 찢어낸 것처럼 모양이 삐뚜름하고 잔뜩 구겨져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이 글씨체는 로렌스의 것입니다.
안내 데스크와 책장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나머지 책장을 일단 훑어보기로 했다. 아직 해는 지지 않았으니까……. 해가 지면 가봐야겠다. 쪽지를 꼬옥 안 주머니에 넣었다.
책장을 둘러보면 유난히 눈길을 끄는, 하지만 그다지 기분 좋은 느낌은 들지 않는 책을 발견합니다.
표지와 책등에는 아무런 글자도 쓰여 있지 않아 내용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뭐지? 약간 기분이 이상한데. 펼쳐보며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책을 넘기다 보면 찢어진 페이지가 있습니다.
섬뜩한 의식의 장면을 서술한 글 아래에 단검을 든 손과 피가 튀는 심장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
책을 읽는 안디의 발치에 무엇인가 걸립니다.
허리를 숙이고 살펴보면 책장 아래에 상자 하나가 삐죽 튀어나와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이런 데에 상자가 있네."
상자 뚜껑에는 고풍스러운 문양이 양각되어 있고, 잠긴 것은 아닌지 잠금쇠가 비틀려 조금 벌어져 있습니다.
안은 검은 벨벳을 깔아두어 작고 둥글게 패인 구멍이 한 개, 커다랗고 긴 타원형으로 패인 구멍이 한 개 뚫려 있습니다.
그 크기는 꼭 눈알 하나와 심장을 넣기에 적당해 보입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음……. 고민하다 상자를 들고 일단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심장을 상자 안에 맞춰 넣었다. 그러곤 나중에 시체에서 눈을 파 넣기로 마음을 굳히고, 발을 옮겨 일단 안내 데스크를 보고 가기로 했다.
이 건물의 모든 교실과 출입구의 열쇠는 데스크에 있는 열쇠 보관함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데스크 안쪽 벽에 걸려있는 열쇠 보관함을 열어보면 1층 출입구 열쇠와 바로 옆에 있는 연회장 열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가벼운 손길로 열쇠 두 개를 잡아채곤, 빠른 발걸음을 했다 위로 올라가서 딸기향 시체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작게 사과하며 눈을 쏙 뽑아 상자에 쏙 넣었다. 그나마 시체보단 젤리 같아서 기분이 덜 나빴고 덜 거부감이 느껴졌다.
눈알은 상자에 꼭 맞게 들어갔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이제 좀 무겁다 싶은 상자를 품에 안고 1층을 탈출해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더는 좀비 친구들이 안 나오는 것 같아 조금 다행인 기분도 들었고.
점점 해가 지기 시작해 바깥과 하늘은 주홍빛으로 타들어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연회장은 바로 옆에 있는 건물입니다.
연회장의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높고 긴 창문에서 붉은 노을이 한가득 비쳐 들어옵니다.
안디의 걸음 소리는 미끄러운 바닥과 스치며 조용한 연회장 안을 요란하게 울립니다.
연회장 바닥에는 하얀 대리석 위에 검붉은 색으로 칠한 불길한 느낌이 드는 커다란 오망성 모양 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로렌스는 오망성의 정 중앙에 단검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는 그 단검을 제게 겨누고 당장이라도 찌를 것처럼 손을 바르르 떨고 있습니다.
안데르센 골디락스:아, 찾았다. 처음 느낀 감정은 작은 안도, 그리고…… 걱정. 네가 여기에 있을 거란 사실은 이미 예상을 했던 거지만. 그럼에도놀란 가슴이 술렁였다. 일단은 말리는 게 급선무였다. 흡, 크게 숨을 들이 마시고 네 이름을 불렀다.
로렌스 하웰:긴장 가득한 공기에 짓눌려 손을 떠는 것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한 짓에 비해 담이 작은 탓이었다. 빨개진 눈으로 네 얼굴을 바라봤다. 제 애칭을 부르는 네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무사했구나... 아직까지는.
안데르센 골디락스:"뭘, 왜 미안해. 미안해 할 거면 일단 상황부터 정리하고 미안해 하자."
로렌스 하웰:"내가 아니면 누가..."
안데르센 골디락스:"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거 봐!"
로렌스 하웰:어? 숙인 고개를 들어 눈 앞에 들이밀어진 상자를 봤다. 이게 웬 눈알이랑 심장... 으. 바로 고개를 돌리긴 했다. 이거로도 될까? 물론 누구의 심장이나 눈이 필요하다곤 안했지만... 단검을 다시 꾹 쥐었다. 확실하게 하려면 내가 하는게...
안데르센 골디락스:"심장은 석고상 안에 들어 있는 거 가지고 왔고, 눈알은…… 젤리 시체 거 떼다 왔어. 아무래도 네 심장이나 눈보다는 이게 더 개연성 있을 걸."
로렌스 하웰:"그... 그래도 될까?"
래리는 단검으로 제 가슴을 찌르는 대신 피가 흐르는 여신의 심장에 검을 꽂아 넣습니다.
끈적이는 피와 살을 가르고 심장에 검이 박히는 순간 심장에서 핏줄기가 튀며 오망성의 모양을 따라 알 수 없는 새까만 안개가 피어올라 체육관 안을 뿌옇게 뒤덮습니다.
순식간에 안디는 정신을 잃습니다.
......
다시 눈을 뜨면 환한 햇살이 눈을 찌르는 아침입니다.
안디는 자신의 기숙사, 자신의 침대에서 눈을 뜹니다.
날짜를 확인해보면 오늘은 정확히 그 모든 일이 일어나기 전의 아침입니다.
안디는 무사히 시간을 거슬러 돌아왔습니다.
서둘러 학교로 향하는 길, 안디는 래리와 마주칩니다.
서로를 발견한 두 사람은 놀란, 한편으로는 안심한 듯한 눈길을 주고 받습니다.
서로의 안부를 나누며 생환을 축하하는 두 사람.
두 사람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HAPPY ENDING

"어디 아파? 괜찮아?"

"괜찮... 계단에서 굴러서... 좀 아파..."

내내 처진 눈을 하곤 네게 손을 내밀었다. 일어날 수 있으면 내 손을 지지대 삼아 일어나라는 의미로. 거의 울고 있는 얼굴이라 더 걱정이 앞서기만 했다. 계단에서는 어쩌다가 구른 거야? 악의 없이 나오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주의력을 조금 기르라구."

아무래도 슬리데린이 아무데나 엎어져있으면 꼴보기 싫은거겠지. 고개를 푹 숙이고 네가 내민 손을 잡았다. 이렇게 꼴사나운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은데. 겨우 끙끙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냥... 걷다가 지나가는 유령 보고 놀라서... 변명하다 입을 다물었다.

숙여진 얼굴이 어떤 표정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손을 잡고 일어났으니 너무 안 좋은 상태는 아니겠지 하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줄줄 나오는 네 변명에 고개를 주억이며 그랬구나, 하고 대답을 뱉었다.
"놀랐겠네. 목이 달랑달랑 했어?"

네 말에 작게 웃음을 지었다. 웃느라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폼프리 부인한테 가면 금방 낫겠지? 아까보단 조금 나아진 얼굴로 너와 얼굴을 마주했다. 어... 그러니까... 나는 로렌스야...

짐짓 진지한 얼굴로 네게 호언장담을 했다. 그렇게 폼프리 부인에게로 네 손을 잡고 가고 있었는데. 문득 나온 자기 소개에 웃음이 터졌다. 어, 어?
"그렇지. 너 래리인 거 누가 몰라?"

얼굴이 새빨개졌다. 내가 그냥 놀란 거라서... 한 걸음씩 내딛을 때마다 발목이 시큰거렸다. 아프네... 고개를 다시 푹 숙였다. 아픈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계속 절뚝거리는 것이 조금 서러웠다.
"아... 아니 혹시라도 모를까봐.."

고개를 갸웃, 한쪽으로 기울이며 말했다. 왜 저러지? 주변에서 래리, 래리하고 부르는 걸 들었는데 혹시 내가 래리라고 불러서 당황한 건가. 그런 삽질을 하고 있을 때쯤 네 대답이 들렸다. 다행스럽게도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절뚝 대는 몸을 힘줘 잡기나 했다.
"알고 있어. 로렌스…… 로렌스 하웰!"

"같이 들어가도 돼?"

우리 집안 중에서는 내가 제일 덜 유명하지 않아? 쓸데 없는 말들을 줄줄 늘어 놓으며 걷다보면, 병동이 보였다. 뜬금없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기나 했다.
"응, 왜 안 돼?"

골디락스 중에서 제일 예쁘잖아. 작게 웅얼거렸다. 겨우 들릴만한 소리였다. 병동 문에 손을 올리고 너를 흘끔거렸다.
"점심 먹으러 갈 수도 있잖아..."

그런 얘기는 또 금시초문이라 날카롭던 눈이 삽시간에 동그래졌다. 내가 제일 예뻐? 정말로? 조금은 들뜬 목소리였다. 형도 아니고, 티니도 아니고, 내가……. 작게 웃는 얼굴이었다.
"안 갈게. 치료가 얼마나 걸린다고……. 그냥 치료 받고 나서 같이 밥 먹자. 어차피 늦었어."

머쓱하게 웃었다. 이렇게 고마워해도 되나. 불편해하지 않으려나. 오래 생각해봤자 더 땅굴만 팔 것 같아서 그냥 문을 열었다. 어... 안을 살짝 둘러보다 말꼬리를 흐렸다. 안계시네...

안으로 들어가서 주위를 둘러봐도 폼프리 부인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점심 시간이라 밥 드시러 가신 건가. 아무래도 폼프리 부인도 밥을 드셔야 하니까. 생각하곤 네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마 밥 드시러 가신 게 아닐까? 여기 앉아서 좀 기다리면 오시겠지. 혹시 배 많이 고파?"

좀 있다보면 괜찮아질 것 같기도 해. 침대에 걸터앉았다. 애초에 부러졌다거나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접질린 거니까. 발목을 살짝 흔들어봤다. 아야...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아... 그나저나 여기까지 데려다줘서 고마워..."

순순히 대답하며 침대에 걸터앉은 것 옆으로 슬쩍 엉덩이를 댔다. 흔드는 발모이 아픈 것 같아 조금 걱정됐다. 괜찮은 게 맞냐고 다시 물어보려 했는데, 갑자기 감사 인사가 들려서 조금 웃었다.
"그런 걸 뭐 고맙다고. 너도 내가 그러고 있었으면 도와줬을 거잖아."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꼼지락거렸다. 이런 거... 줘도 되나? 고맙긴 한데. 눈을 내리깔고 으음, 소리를 냈다. 저 있지... 안데르센... 네게 주머니에서 꺼낸 사탕을 건넸다.
"이거 먹을래?"

잘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애초에 안데르센 골디락스는, 위험에 빠진 자가 있다면 어떻게든 도와줄 것이므로. 하지만 굳이 그런 말을 입밖으로 내지는 않은 채로 건네진 사탕을 잡았다.
"무슨 맛인데?"

혹시 복숭아 좋아해? 고개를 기울였다. 상큼하고 달달한 복숭아를 설마 싫어하진 않겠지 싶었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기 마련이었다. 마치 래리 자신처럼! 먹어보라는 듯 손을 파닥였다.

네 말에 고개를 주억였다. 복숭아는 아무래도 향도 그렇고, 좋아하는 편에 속했다. 색도 귀여운 편이고. 이왕 먹는 거 예쁘면 좋으니까. 아무 생각 없이 사탕을 까서 입에 넣었다.

"어..."

벌써 점심 시간이 끝나네. 배는 조금 고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중에 뭐라도 가볍게 먹거나, 저녁을 기약하는 수밖에는. 그것보다는 다음 수업이 뭐였는 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아, 뭐더라……? 마, 마법약인가……. 책도 안 가지고 왔는데. 어차피 이왕 늦은 거 책을 가지고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책 안 가지고 왔는데…… 혹시 무슨 수업인지 기억해? 이왕 늦은 거 책 들고 가자."

잠시 허공을 바라봤다. 분명 네가 이제... 마법약 수업일 거구. 나는 지금 수업이 없어서... 언젠가 봐뒀던 네 시간표를 곰곰히 떠올렸다.
"너는 마법약 수업 들으러 가... 늦으면 별로 좋지 않을테니까... 나는 쉬는 시간이라 여기서 폼프리 부인 기다릴게..."

조금은 억울한 얼굴로 너를 흘긋, 바라봤다가는 입을 꾹 다물었다. 미안, 더 같이 있어주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부인이 늦게 오네. 변명이라도 하듯 느린 목소리였다. 그래도 가라는 말을 거절하고 눌러 붙어 있기엔 양심이 조금 찔렸다. 과보호인 것 같기도 하고.
"알았어. 그러면 가볼게. 너무 무리하지 마! 수업 끝나고 와 볼 거니까."

네게 손을 흔들어줬다. 가는 길에 유령 조심하구. 농담을 덧붙이고 키득대며 웃기도 했다. 많이 다친 것도 아닌데. 상냥하긴. 네가 떠나면 침대에 좀 누워있을 생각이었다.

너도 유령 조심해! 이번엔 반대 쪽 발목 망가질라. 얘기하며 웃었다. 가볍게 문을 열고, 아무도 보지 않으니 복도를 조금 내달리고. 사실 수업에 늦어본 건 처음이라, 조금 무섭기도 했다. 빨리 책 챙기고 빨리 가야지. 속도에는 가속만 따라 붙기나 했다.


갑자기 음악실이라니. 기억을 뒤져봐도 마법약 교실에서 잔 것 같은데. 혹시 내가 사실 몽유병이 있나. 주위를 한 번 크게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나 했다. 음악실엔 나밖에 없나?
기준치: | 60/30/12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모르겠다……. 그냥 나가야지. 손을 쭉, 뻗어서 문을 벌컥! 열었다.
기준치: | 55/27/11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7 |
판정결과: | 실패 |
그냥 복도인데……. 인기척이 없는 건지. 일단 어디든 들어가보기 위해 열심히 걸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5/32/13 |
굴림: | 4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75/37/15 |
굴림: | 1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애초에 시체 썩는 냄새도 안 났고, 달달한 냄새나 났으니……. 역시 그런 이벤트인가보다, 싶은 마음이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럼 대체 언제부터 이런 일이? 많이 잤다는 건 수업을 듣는 애 치곤 많이 잤다는 거지, 생각해보면 그렇게 많이 자지도 않았는데. 이 상황이 어디서부터 나온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책상도 한 번 뒤져보기로 했다.

교탁으로 설렁설렁 걸어갔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5/32/13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왜 이렇게 빨라!"

기준치: | 74/37/14 |
굴림: | 34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뭐야……. 이런 연출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입술이 쭉, 나오기나 했다. 으으. 피에 안 닿게 조심조심 걸어서 반대쪽 피아노도 스윽, 기웃대봤다. 이거 안 봐주기엔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나중에 교수님들에게 얘기 드려서 바꿔달라고 해야겠다. 슬쩍 책상 쪽으로 발을 옮겼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음. 일단 어떻게 하지. 바깥으로 나가 봐야 하나. 아니면 아까 좀비가 있어서 못 봤던 밑에 층을 보러 가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피의 강을 이룬 음악실에는 계속 있기도 싫고……. 내려가보기로 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9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20/10/4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35/17/7 |
굴림: | 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5/37/15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얘기하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제는 조금 측은할 정도인 시체로 고개를 돌렸다. 아까보단 조금 더 뜯어 먹힌 모습이 본체를 추측하긴 영 그른 것 같기야 했지만.




기준치: | 60/30/12 |
굴림: | 4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55/27/11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74/37/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1
어우……. 기분이 좀 이상하긴 한데……. 두 개의 심장과 함께 하는 기분이긴 한데……. 일단은 챙겨서 주머니에 넣었다. 어딘가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곤 화분을 들여다봤다.


그러고는 변신술 수업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73/36/14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우, 기분 나쁜 책이네. 생각하며 책상을 여기저기 뒤져봤다. 뭔가 조금의 단서만 있으면 뭐라도 떠오를 것 같은데……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며 슥,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주위를 휙휙 둘러보다 가장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발을 옮겼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1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좀비들 틈바구니에 들어가 쿵, 하고 발을 한 번 굴러 이목을 집중 시키곤…… 힘껏 팔을 잡아 복도 너머로 던졌다.
기준치: | 55/27/11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뭔가 이상한 데로 떨어진 것 같긴 한데……. 뭐, 다들 저기로 뛰어가겠지!
기준치: | 73/36/14 |
굴림: | 1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0/35/14 |
굴림: | 75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도서관이다. 혹시 나처럼 여기까지 내려온 사람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발을 빠르게 옮겨 도서관으로 들어가봤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기준치: | 60/30/12 |
굴림: | 70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60/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준치: | 72/36/14 |
굴림: | 3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오늘은 좀 이상한 일이 많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빨라 기숙사에 들어가서 잠이나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상자를 잡아 들었다.




"래리!"

"미... 미안해... 미안해, 안디..."

할 말은 많았지만, 더 얘기했다가는 본인을 매도하는 줄 알고 애가 기가 잔뜩 죽을 것 같아 일단 입을 다물었다. 다물고 네게 상자를 툭, 내밀었다. 그러곤 손을 들어 네 머리카락도 몇 번 쓰다듬었다. 괜찮아, 래리.
"네가 죽지 않아도 돼."
.

네 손길에 까딱하면 몸을 맡길 뻔했다. 무슨 자격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단검을 아래로 내렸다. 잘못해서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안되니까. 입술을 꾹 물고 너를 살짝 밀어냈다.
"넌 기숙사로 돌아가서 자... 내가... 내가 다 해결할게."

얘기하며 네 눈앞에 상자를 탁, 열어서 들이 밀었다. 내가 다 해결했다니까 자꾸 바보같은 소리를 해, 로렌스 하웰. 짐짓 혼내는 듯한 말투였다. 삽시간에 얼굴이 진지해지기나 했다.
"바보야, 너나 들어가서 자!"


자꾸만 이상한 생각을 하는 것 같은 얼굴에다 대고 가감없이 팩트를 박아댔다. 바보같고 찔찔대는게 소형견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네 손을 꾹, 잡고는 웃었다.
"일단 해보고, 안 되면 그때 다시 생각해, 래리."

실패해서 돌이킬 수 없게 되면? 눈물이 방울방울 맺혔다. 그래서 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러면서도 잡힌 손을 빼지는 않았다. 머뭇대며 네가 준 상자에 담긴 것들을 바닥에 내려뒀다. 이거로 됐으면... 진짜 좋겠다.
더보기
제가 두고두고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도소년! 복숭아 소년입니다. 래리와 안디로 호그와트 개변을 해서 다녀왔네요. ㅋㅋㅋㅋㅋ 후속 시나리오가 어떻게 이어질지 제법 기대가 되는 것 같아요. 사실 후속 시나리오랑 이 시나리오의 제목이 둘 다 너무너무 좋았던 바람에……. 둘에게 있어 해피 엔딩이어서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ㅋ 실은 COC 탐사자가 너무너무 오랜만이라 조금(많이) 헤맸던 기억이 있네요. 래리 오너님의 성공적인 키퍼 핫데뷔! ㅋㅋㅋ 근데 정말 처음 해본다고 쳐도 너무너무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훌륭하고 멋진 키퍼로 키워내야겠어요. ^^ 왓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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